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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Nov 23. 2022

편의점이 불편한 이유 세 개 더 추가요

feat 불편한 편의점

편의점이란 것이 처음 생겼을 때 그곳은 생경한 장소였습니다. 이미 있던 슈퍼와는 비슷했지만 깔끔하고 반듯한 이미지만큼 깍쟁이 같이 물건이 훨씬 비쌌었지요. 24시간 한다는 것도 의아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누가 오밤중에 슈퍼를 간다고!" 편의점이 아닌 불편한 슈퍼쯤으로 보였었지요. 적어도 처음에는요.


이제는 편세권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편의점이 요긴해졌을 뿐 아니라 편의점이 없는 곳도 잘 찾아보기 힘들 만큼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해외에서도 다 그런 줄 알고 편의점을 찾았더니 하나도 없어서 당황한 적이 있었지요. 단 일본에서만큼은 편의점 덕을 톡톡히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편의점을 매일 드나들며 간식거리를 요긴하게 챙겼으니까요. 편의점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지요.


그렇다고 편의점을 단골 삼을 만큼 아직도 친한 것은 아닙니다. 편의점보다는 널찍한 마트가 더 하지요. 오히려 편의점보다는 시장이 좋습니다. 편의점은 아직도 정감이 가지 않아요.


편의점은 그저 동료들끼리 캔커피를 따 먹거나 박카스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잠시 거치불가피한 곳이었을 , 오래 머물거나 무엇을 기대하는 장소는 아니라는 것이죠. 물리적으로는 편할지 모르지만 심적으로는 전혀 편하지 않는 그야말로 불편한 편의점이랄까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본일도 없습니다. 할 수도 없지요. 한 번은 친구가 "편의점에서라도 일해야겠다"라고 하길래 "누가 우리를 편의점에서 써줄 것 ?"라웃고 말았습니다. 나이에서 바로 탈락할 거라고요. 편의점이 만만해 보이지만 요즘 편의점에서는 초기와 달리 택배에 각종 서비스까지 별걸 다 취급하지요. 편의점 입장에서도 전혀 탐탁지 않게 여길 것이겠지만 편의점에서 일해 볼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또 불편한 편의점이지요.


그런 면에서 편의점에 익숙한 것은 보다 편의점에 익숙한 세대일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제 매점이나 슈퍼 대신 편의점을 참새 방앗간 삼았을, 거기서 알바도 해 보고 식사도 익숙히 해결해 보았을 세대 말이지요. 음료 외에 편의점에서 무엇을 먹는다는 것은 전혀 재미있게 보이지 않는 저에게는 편의점은 무리 입니다. 편의점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으면 맛있는 것이 그리 많다고 하지만 전혀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다고요. 그래서 불편한 편의점의 이유 여기 하나 더 추가요!

편의점 샛별이

그래도 편의점 하면 아직까지 '편의점 샛별이'가 생각납니다. 그런 편의점은 환상 속의 편의점이지요. 책 속 불편한 편의점도 한편 으로는 환상 속 편의점에 가깝습니다. 편의점에서 일해야 하는 현실의 갑갑함에도 불구하고 따뜻함과 온정이 있는 편의점은 편의점의 이미지와 달리 환상처럼 느껴지거든요.


그 환상을 지탱하는 힘은 편의점에서 만나는 따뜻한 알바 아저씨 말고도 편의점의 배경이 된 파란 언덕으로 묘사된 청파동이란 동네가 큰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책을 읽으니 서울역에서 청파동까지 한번 걸어 보고 싶어졌거든요. 아마도 그러한 따뜻한 장소가 있었다면 그 온기를 느끼고 싶어서이겠죠. 실제로는 그 길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말입니다.


그것이 소설이 환상을 불어넣는 방식이겠지만 불편한 의점은 그곳을 따뜻한 동네, 애환이 있는 편의점으로 잘 온기를 불어넣었습니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핫도그 돌려 먹듯 순식간에 편의점을 읽어버렸지요. 


환상에서 깨어나자 그래도 편의점은 여전히 불편합니다. 편의점이 늘어간 다는 것은 편리해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삭막하게만 느껴지지요. 편리한게 꼭 좋은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책에서도 말하고 싶었던것이겠지요.


불편한 편의점

한줄 서평 : 청파동 거리를 걷고 싶어졌다 (2022.11)

내맘 $점 :$$$

김호연 지음 / 나무 옆 의자 (20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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