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하'를 만난 지도 벌써 8년이 되어갑니다. 2013년이었네요. 무하展(알폰스 무하 아르누보와 유토피아展 ; 예술의 전당)을 보고서 그의 그림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닙니다. 원래 그림을 좋아하긴 했고, 그의 그림은 어디에선가 한두 번쯤은 보긴 했었을 것이었지만, 그의 스타일은 특별히 뭔가 저와 잘 맞는 느낌이었지요. 물론 1800년대 말 사람들도 이미 그에게 환호했었지만요.
$ 럭키가이
그 이후 오랜만에 책으로 만나는 그가 여전히 반갑습니다. 다만 다른 점은 전시회에서의 그의 이력은 성공해서 상당히 부유한 삶을 살았던 '럭키카이'로 그려졌다는 기억이 있는데 비하여, 책에서는 자칫 이 세상에 드러나지 못했을 수도 있는 그의 드라마틱한 삶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지요.
특히 당시 유명 배우였던 '사라 베르나르'의 포스터를 '우연'히 그리고, 극적으로 그리게 되면서 '무하'라는 이름과 '사라 베르나르'와의 관계는 '필연'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보면 그것도 '럭키가이'였네요.
(갑자기 베르나르 하니까 '개미' 등을 지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생각납니다.)
$ 상업광고의 아버지?
무하는 순수한 미술주의 화가가 아니라 상업적인 포스터나 광고 포스터를 통해 알려지게 되었음에도 그 이상의 인정과 사랑을 받게 된 것은 놀라운 점입니다. 한편으로 그는 현대 상업광고 아트 디렉터의 아버지라고 해야 할 수도 있겠네요.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의 100년도 더 지난 광고 포스터는 현대의 뮤직비디오나 심지어는 게임에 응용하여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의 독특한 화풍을 나타내고 있지요.
그만큼 미술계의 시기와 질투는 컸고 그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무하 자신도 상업화가와 순수화가 사이에서의 갈등은 늘 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상업화가라고 깎아내릴 수 없었음은 보다시피 워낙 그가 '미래에서 온 듯한' 실력자였기 때문이었죠.
$ 화장품, 코냑, 담배 종이도 예술품
무하와 동시대에 살았던 이들은 그의 작품을 포스터에서, 광고에서, 책의 삽화에서, 화장품 케이스에서, 코냑에서, 심지어 담배 종이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었으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유명 화가의 예술 작품을 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었으니까요. 미술관에서 뿐만 아니라 이렇게 일상에서 접할 수 있었던 무하였기에 그의 가치는 더 돋보여 보이지요.
$ 다음 여행지는 동유럽 그리고 체코닷
그러나 그의 작품도 세계대전과 나치에 의하여 위기를 맞습니다. 한 순간에 사장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는 그의 작품 세계가 보존되어서 그의 나라 '체코'에 꽃 필 수 있음은 무척 다행이지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밀려오네요. 그래 다음 여행지는 동유럽 그리고 체코닷!
$ 책에 무하의 삽화를 넣고 싶습니다!
책은 물론 그의 이야기와 더불어 무하의 여러 작품들이 아주 풍성히 들어 있어 황홀경에 가깝습니다. 책을 읽으며 무하의 작품을 당장이라도 집에 걸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은 그의 밝고 세련된 화풍이 사람의 마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마법이 있어서 그럴 겁니다.
무하의 삽화로 이루어진 책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책을 낸다면 무하의 삽화를 꼭 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