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아무리 차가운 겨울밤이라도 떨지 않으며
홀로 떠 있어도 외로워하지 않으며
어김없이 어두움을 밝힌다.
그 대신 달은 둥글어졌다 가늘어졌다 하면서
스스로를 지킨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 가장 차갑게 빛나는 달이 있는 반면
뜨거워서 개가 물었다 뱉었다는 초승달도 있는 법이지
때로는 구름에 가려
잠시 보이지 않을 뿐
달은 결코 구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걸음을 옮길 때 마다
달은 뒤에서 자꾸 따라온다.
떨지도 말고
외로워도 말라고
둥글게 빛나는 밤이 있는 반면
가늘게 기우는 밤도 있는 법이라고
이 밤 지키다
너무 힘들어
달이 지쳐 잠든다 해도
대신 해를 보내 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