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꿈꾸었었죠
함께 걷는 꽃길
손잡고 포올짝 뛰어
흩날리는 꽃잎
손안 한움쿰 가득
잡고자 하였죠
키가 이만큼 커
이제 꽃잎 나리는
먼 하늘 향해
뛰지 않아도 돼요
땅을 딛고도 손안에 가득
꽃잎 한움쿰인데
다른 한손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놓아 버린 것인지
놓쳐 버린 것인지
손이 왜 비어있는지
왜 이리 허전한건지
기억나지 않아요
아름다운 꽃길인데
혼자 남은 꽃길이에요
함께 걸을 수 없다면
손잡을 수 없다면
손안에 꽃잎 한움쿰 가득
꽃길이라도 무슨 소용일까요
마지막 꽃잎일지도 몰라요
오늘 나리는 꽃은
그대 함께 잡은
마지막 손인지도 몰라요
그대와 함께 걷는
마지막 꽃길일지 몰라요
포올짝 뛰어 한껏 움켜쥔
마지막 꽃잎인지 몰라요
지금 나와 같이
저 꽃잎 바라보고 있다면
마지막 꽃일지 몰라요
꽃잎 다 떨어지기 전에
잡은 손 다 풀리기 전에
꽃길 빗길이 되어
다 떠내려가기 전에
마지막 꽃길
함께 걸어요
두손 마주잡고
꽃잎 움켜잡고자
포올짝 함께 뛰어요
꽃길은 꿈이에요
오늘밤 비가 나리고 나면
꽃잎 나리고
꽃길도 다 지워지겠죠
꽃을 두고 굳게 약속한
손깍지도 꽃잎처럼
하염없이 놓치고
꿈에서 깨어나겠죠
그러니 오늘밤
부끄러워하지 말고
꽃잎 머리에 꽂고
포올짝 꽃춤을 추어요
아직 비가 나리기 전에
잡은 손 놓치기 전에
꽃비 나리는 꽃길 아래서
마법의 꽃신 신고
흩날리는 마지막 꽃잎
손안 한움쿰 꼬옥 잡고자
포올짝 빙그르르
그대 손깍지 끼고
마지막 꽃춤을 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