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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May 11. 2023

그랜드부다페스트타이타닉호텔 럭셔리 고독사워크샵

feat 고독사 워크숍

고독사에 대한 기사를 종종 접하곤 하지만 고독사라는 어감이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누가 고독하게 죽었다고 함부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과연 고독하지 않은 죽음이 있을까요? 죽음은 지독하게 혼자의 죽음이지요. 백년해로를 서약한 사랑하는 사람조차 한날한시에 죽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그렇다고 단체나 집단으로 모여 죽음을 선택한들 고독하지 않을까요? 그래봤자 죽음은 어차피 누가 대신하거나 함께할 수 없다는 점에서 모두 고독사입니다. 그렇다면 고독사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행복사? 단체사? 아니요. 행복생입니다. 어울려 복하게 사는 것이 살아있는 것이지요. 죽을 땐 고독하게 죽는다 해도 살아서 어울려 행복했다면 고독사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고독사 걱정일랑 묻어두고 멋진사를 좀 추구해 보았으면 합니다. 대통령이었거나 회장이면 뭐해요. 추한 이름을 남기고 죽으면 무명의 고독사보다도 못하니까요.


심야코인세탁소에서 날아든 고독사 워크숍 초대장은 뭔가 그럴싸해 보였습니다. 마치 드라마 모범택시의 무지개운수에서 날아든 모범택시 탑승권 연상되었지요. 그러나 딱 거기까지, 아쉽게도 워크숍은 별 내용은 없습니다. 모두 고독하지만 결국 이 워크숍의 목적은 살기 위해서지요. 고독은 그런 의미에서 죽음에 가져다 붙일 것이 못 됩니다. 고독사가 아니라 고독생이지요. 죽음의 순간이야말로 산 사람의 입장에서나 고독사처럼 보이는 것이지 정작 죽은 사람은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찾아 꿈의 세계로 행복사 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고독과는 영영 이별하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지요.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아이디어는 무척 좋았습니다. '고독사워크숍' 딱 이 제목만 가져다가 붙이고 싶습니다. 정말 제대로 멋지게 죽어보자는 이들은 드물지요. 계속 살고 싶은 욕망 때문입니다. 세상의 가진 것을 놓지 못하는 미련이지요. 그래서 재벌 할아버지들은 고독사도 맘대로 못합니다. 죽지도 못하고 재산 정리가 다 될 때까지 호흡기로 연명하며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체 살려두기도 하지요. 이런 분들에게 바로 고독사워크숍이 필요한 것입니다. 장소는 심야코인세탁소가 아닌 그랜드부다페스트타이타닉호텔로 해야겠습니다.  그래야 죽음의 환상과 침몰하는 낭만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니까요. 멋진 죽음을 욕망하는 당신께 전면 리뉴얼 럭셔리 고독사워크샵으로 초대합니다!

타이타닉

PS 이전 글 '당신의 23쪽 4줄째 문장찾기'에 인용한 문구 중 한권은 바로 이 책의 내용이었습니다.

고독사워크숍 23쪽 4줄째 문장

고독사 워크숍

한줄 서평 :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2023.05)

내맘 $점 : $$

박지영 지음 / 민음사 (20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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