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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움 차가움 그리움

feat 노천탕

by Emile

어릴적 친구집 오래된 한옥

장판이 녹아내리도록

이불속 아랫목 뜨거웠지만

입김이 하얗게나도록

이불밖 머리는 차가웠지


어릴적 친구의 오래전 어머니

뜨거움 차가움 걸맞춤

입술이 녹아내리도록

뜨거운 김모락 고구마

이빨이 하얗게시리도록

살얼음 동치미 함께 주시었지


이제는 친구집 오래된 양옥

마당딸린 단독주택에만 산다고

부잣집 도련님이라 놀리었지

물이새서 새로고친 보일러

이불속 방바닥 뜨거웠지만

하얀입김 담배연기 헷갈릴듯

이불밖 입술 여전히 차가웠지

대저택 노천탕이 따로 없다고

뜨거운 가슴 차가운 머리라 놀리었지


뜨거운 고구마 얼음 동치미 이제 없고

뜨거운 그리움 차가운 소주만 남아

울다가 웃으면 어떻게 되는지 놀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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