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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Aug 08. 2023

잼버리고 보이스카우트고 관심1도 없었습니다만

feat 조조래빗

요즘 '잼버리'난리 아닌 생난리로군요.

'잼버리'란 뜻은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  정도의 뜻이라고 하는데 이번 '잼버리'는 전혀 '잼버리'하지 않은 듯 보이네요.


사실 '잼버리' 보다는 '보이스카우트', '걸스카우트'라는 명칭이 더 익숙합니다. 그래서 한때 보이스카우트였을까요?


"그럴리가요"


일단 '보이'''따로 모여서 무엇을 한다는 자체가 마음에 썩 들지 않았지요. 게다가 인기 있다고 어른이고 아이고 줄기차게 입고 나오는 단복도 별로였습니다. 소싯적부터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명령에 따라 행동을 하는 것을 아직 군대도 가기 전이었는데 어떻게 벌써 싫어했었을까요? 목에 두르는 네커치프는 북한에서나 매는 빨간 머플러 같았고, 캠핑법이나 매듭법은 '차도아(차가운 도시아이)'에게는 전혀 관심 대상이 아니었지요. 여름에도 뜨거운 커피만 마시는 '차도남(차가운 도시남자)'으로 늙어가는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보이 스카우트를 비롯한 아람단 등 유사한 단체가 몇 개 꼬드겼지만 그런 단체에 가입하고 싶다거나 해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지요. 그러므로 이번 '잼버리'도 관심 1도 없는 행사는 마찬가지였지요. 도대체 뭘 하는 단체인지, 모여서 뭘 하겠다는 건지도 모르겠었지요. 그런데 왜 이 '잼버리'로 말미암아 이 난리 부르스란 말입니까?


그러 네커치프를 두른 키도 덩치도 큰 아이인지 어른인지 잘 모르겠는 외국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는 것을 보니 그 여파가 여기에까지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잼버리 난민이 상경한  보였지요. 캠핑장에 있어야 할 잼버리들이 아수라를 탈출해 도시를 배회하는 모습은 전혀 '잼버리'스럽지 않았지만 우선 살고 봤어야 하니까요.

아이러니 하게도 잼버리나 보이스카우트 하면 '조조 래빗'이라는 영화가 떠오릅니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직접 히틀러로 등장하고 스칼릿 조핸슨이 엄마 역으로,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가 꼬마역으로 나온 슬프도록 재미있는 영화였지요.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잼버리' 하지만 시대 배경은 전혀 '잼버리' 하지 습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인 꼬마 '조조'는 불행히도 세계 제2차 대전 말, 히틀러의 치하에서 독일 '소년단'에 입단하면서 맞는 비극을 희극처럼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년단이 바로 일종'잼버리'나 '스카우트' 같은 것이고 비슷한 단복을 입고, 네커치프를 두르고 열심히 소년단의 행동강령을 연습하고 있었거든요. 캠핑장이 난리인 것도 비슷합니다. 더하면 더하였죠. 이 소년단마저도 곧 전쟁의 아수라에 휩싸였거든요.

꼬마 '조조''래빗'이라고 놀림을 받으며 '조조 래빗'이 된 이유는 이 소년단에서 토끼를 죽이는 훈련을 시켰는데 어린 마음에 불쌍히 여겨 놓아 주었다고 겁쟁이라고 놀림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의기소침한 조조에게 이 독일군의 히어로이자 상상 속 친구인 히틀러가 항상 나타나서 힘을 주지요. 그래서 조조는 열심히 소년단의 강령에 따라 유태인을 신고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훌륭한 히틀러 키드로 자라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집에서 엄마가 숨겨준 유태인 소녀를 마주하게 되며 소년단의 강령과 갈등하게 되고, 엄마를 결국 그 혐의로 인하여 목이 매달린 싸늘한 주검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결국 조조는 소년단의 강령을 어기고 유태인 소녀를 돕게 되고, 연합군에게 함락된 어느 날 결국 자유를 맞게 되지요.

스카우트는 원래 정찰이나 척후병이란 뜻에서 유래하였다지요. '잼버리'란 유쾌하고 즐거운 단어로 포장하였지만 그렇게 '잼버리'한 목적과 의도만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지요. 사실 목적과 의도도 여전히 이해가 잘 가지는 않습니다. 물론 관심이 1도 없어서겠지만요.


이번 사태를 보니 희생당하는 것은 '조조' 같은 어린 학생들아닌가 하여 무척 안타깝습니다. 그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그저 '잼버리'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것을 '잼버리'하지 않게 이용하고 싸우고 뒤집어 씌우고 발뺌하는 어른들의 잘못일 뿐이죠. 게다가 그것을 한심하게 지켜보며 모습도 전혀 '잼버리'하지 않지요.


그래서 어릴 적부터 잼버리나 보이스카우트에는 관심이 1도 없었나 봅니다. 단복 차려입고 목에 두른 네커치프가 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차라리 목에 아무것도 두루지 않은 자유가 좋았으니까요. '차도아(차가운 도시의 아이)'는 그런 형식적인 강령은 귓등으로 듣고 단복은 벗어 몰래 살짝 숨겨둔채 차라리 훨훨 날아가고 싶어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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