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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Aug 21. 2023

마이 데이터지 유어 데이터냐?

feat 브런치

은행이나 증권에서 끊임없이 경품 유혹의 문자가 날아옵니다. 커피 쿠폰을 공짜로 주겠다고도 하고 치킨과 콜라를 받을 수 있는 응모권을 주겠다고도 하지요. 혹 해서 인해 보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있으니 '마이 데이터'에 가입하면 주겠다는 것입니다.


'마이 데이터'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리 가입하라고 졸라대는 것일까요? '마이데이터'란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 통제하고 정보를 신용이나 자산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이라지요. 각종 금융기관 등에 분산돼 있는 자신의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업체에 자신의 정보를 제공해 맞춤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받을 수 있다고도 합니다.


"오잉? 이렇게 좋은 것이었어!" 마이 데이터에 가입하면 위에 명한데로 뭔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이고 관리하고 통제하고 활용하는 것 같지요.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뭔가 정보화 시대를 앞서가는 것 같지만 간단히 말하면 한 은행, 한 증권사서 다른 은행, 다른 증권사에 얼마 있는지 훤히 보는 것입니다. 배우자에게 비자금을 들키는 것 빼고는 나쁜 것이라고는 없다고 하지요.


그러나 끊임없는 금융기관의 구애와 유혹에도 불구하고 이 마이 데이터에는 절대 가입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그 좋아하는 커피와 무려 치킨의 미끼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그 데이터를 나만 훤히 보는 것이 아니라 니들도 훤히 보고 싶다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이 마이 데이터의 목적은 위 설명의 후반부에 있습니다. 자신의 정보를 마음껏 이용해 서비스를 추천하고 수수료를 뜯으려 한다는 것이지요. 금융 정보를 탈탈 털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한꺼번에 통제하여 한꺼번에 뜯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좀 과장되게 표현했지만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히려 무언가를 공짜로 준다고 했을 때는 항상 의심해 보는 것이 오히려 났지요.


이럴 거면 마이 데이터가 아니라
'유어 데이터'로 하지 그랬어요?


이터를 네님들이 다 가져가 마음껏 쓰겠다는 것이 이게 어찌 네님 데이터지 나의 데이터란 말인가요.

이렇게 데이터를 좀 달라고 커피와 치킨까지 쏘는데 아무런 대가 없이 '마이 데이터'를 '유어 데이터'처럼 가져다 쓰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 '마이 데이터'가 '유어 데이터'이고 '유어 데이터'도 '유어 데이터'인 브런치도 그렇지요.


"그래 브런치도 돈을 벌어야지, 공간을 무료로 이렇게 제공해 주는데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좀 부당해도 참아야지"라고 브런치에게 미안해했다면 '유어 데이터'의 유혹에 넘어갔을 공산이 크지요.


'마이 데이터'의 가치가 중차대한 AI의 시대에 브런치는 이 '데이터' 지금 '유어 데이터'로 신나게 수집하고 능동,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니 브런치가 굶을 걱정일랑 안 해도 될 일인 듯싶습니다. 정 어려우면 작가 수에 기대어 광고도 붙일 것이고 독자수에 편승해 유료도 생각할 테니까요. 그렇지 않더라도 이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언제 AI 작가를 탄생시켜 작가들 수만 명 몫 맡길  있는 날이 머지않을지도 모르니까요. 특정 분야의 크리에이터로의 분류는 그 '데이터'를 위한 분류가 이미 시작된 것은 아닐까요?


그러므로 이 작품이라고 불리는 '데이터'들이 '마이 데이터'가 될 것인가 단순히 데이터 제공자의 쓰임에 불과한 '유어 데이터'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지요. 당장 커피와 치킨의 유혹이 침을 꼴깍거리게 만들더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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