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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Dec 12. 2024

동네에 미친놈이 산다

feat 아이유 응원봉

쿵쿵쿵쿵! 쿵쿵쿵쿵!


쿵쿵쿵쿵! 쿵쿵쿵쿵! 아침에 누군가 문을 부술 듯이 두들깁니다. 깜짝 놀라 몸이 움츠려 들고 털끝이 쭈뼛해지며 공포감에 휩싸입니다. 엊그제 칼을 들고  죽이겠다고 동네를 배회했을 때 놀라 까무러칠 지경이었던, 그러다 도망쳤는 그 놈인가 봅니다. 그런데 그놈은 아직 누군가를 죽이지는 않았다는 이유와, 간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짧게 말하 그냥 풀려나버렸습니다. 요즘 그 미친놈 때문에 공포 영화에서나 보던 공포를 며칠째 현실에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백주 대낮에 정신 나간 살인마가 동네를 휘저으며 돌아다니고 뜬금없이 대문을 미칠 듯이 두드리는 꼴을 내 집 에서 똑똑히 듣고 있는 것입니다. 덕분에 동네의 분위기는 초토화가 됐고, 다른 동네에서는 위험한 동네라며 아무도 얼씬거리지 않고, 다 같이 미친 동네라고 외면하고 미친 저런 놈을 잡지도 않는다며 욕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천하에 미친놈이 사는 동네라고 소문이 나 슈퍼에는 생필품이 떨어져 가고 집값은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평소에 욕을 쓰지 않지만 이런 놈에게는 그동안 아껴두고 숨겨뒀모든 욕을 죄다 풀어 퍼부어도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누가 저 뇌가 썩고 좀비가 되어 목을 물고 피를 빨겠다고 달려드는 미친놈을 제발 부산행 마동석 주먹으로 머리통을 날려주기를 바라고, 가미가제로 다 같이 죽자고 달려드는 총독부에 오펜하이머 핵폭탄을 투하하고 싶어 집니다. 그런데 이런 미친놈이 동네에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잡아넣는 데에 반대하는 놈들이 더 문제입니다. 미친 살인마가 돌아다니면 그것으로 이익을 보고 미친놈과 마찬가지로 뇌가 썩어 언제든 좀비로 변하게 될 똑같은 놈들입니다. 반성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하는 놈이 오늘 아침 다시 쿵쿵쿵쿵! 쿵쿵쿵쿵! 문을 부술 듯 두드리며 자신은 미친놈이 아니며 피가 필요하다며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나옵니다. 정말 처음 보는 미친놈입니다. 이런 털끝이 곤두서는 공포감,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 겨우 아이유의 노래를 켜놓고 들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습니다. 여의도에 응원봉을 들고 나오는 이유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미친놈일지라도 공포와 분노를 마술처럼 잠재우는 요술봉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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