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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Feb 14. 2024

단날의 필요

feat 밸런타인데이

밸런타인데이


이 얼마나 가슴 뛰던 날이었는지요.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았고, 무슨 일이 일어나야만 했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왜 빨간 날도 아닌 이 날은 기분이 그렇게 널뛰었을까요?


코웃음


그러나 "해피 밸런타인데이!"라고 인사했더니 이제 코웃음들을 칩니다. 그렇게 중요했던 날은 "너는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라고 말할 정도로 아무도 기억조차 하지 않는 망각의 날이 되었지요. 이제 단것을 좋아하지도 않는 나이가 되었다고요. "초콜릿? 그거 까만 돌멩이야?" 단 것을 돌 보듯 하는 무낭만, 무재미, 무생식, 무의미, 무데이의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단날의 필요


'밸런타인데이'가 아니라 '초콜릿 데이'라고 하다가 아예 '단날'이라고 불러봅니다. 꼭 초콜릿이 아니더라도 단것을 먹는 날로서의 '단날' 말이에요. 이왕지사 꿀빠는 날인 것이죠. 단것이 먹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달콤한 말이나 달콤한 행동, 그리고 달콤한 글이라도 적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란 말이지요. "왜 으른은 달면 안돼?"


단글


달면 삼키고 쓰면 는 세상이라지만 보다 달콤한 인간이 되고 싶어 집니다. 만나면 어딘지 모르게 달콤한이 느껴지고, 글에서는 단내가 나고, 꿀이 가득한 인간 말이에요. 특히 밸런타인데이고 하니 오늘은 특별히 여기에 단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은 초콜릿 글이에요. 달아야 해요, 꿀이어야 해요. 당신좋아한다, 사랑한다, 마음에 든다, 자꾸 생각난다, 부끄러워 말고 단 말들을 음미해 보아요. 그리고 단잠을 자고 단꿈을 꿔 보아요.


왜냐하면 오늘은 바로 '단날'이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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