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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Mar 03. 2024

죽이는 사약(死藥) 말고 감사 사약(賜藥)

feat 세작, 매혹된 자들(15회)

참으로 맛 좋다
으히히히 하하하핳


무엇이 그리 맛있어서 조론 요망한 웃음소리를 내는 것일까요? 아 고신을 받을 때부터 사실은 즐기고 있었던 것이로군요.

1차 고신
2차 사약

맛있는 정체는 바로 사약입니다. 사약은 그 비기를 문헌으로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비상이나 독초로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이 될 뿐이지만, 이번에는 "맛 좋다"라고 크게 외치는 것으로 보아 콜라가 사용되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으히히히 하하하핳"은 탄산이 올라와 그러는 것이겠고요.


과연 주상전하는 뉴진스의 코카콜라 사약을 내렸을까요? 아이브의 펩시콜라 사약을 내렸을까요?


뉴진스 코크 사약
아이브 펩시 사약

그런데 사약은 죽이는 약(死藥) 아니라 감사약(賜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즉 사약(死藥)이 아니라 사약(賜藥)입니다. 왕이 사대부의 죄를 물어 특별히 내리는 독약이었지요.


조선은 유교로 인해 신체 훼손을 큰 수치로 알았기 때문에 참수형이나 교수형이 아닌 왕족이나 사대부에게는 신체를 보전할 수 있도록 독약으로 죽는 은사를 특별히 베풀었습니다. 그래서 사약의 사(賜)는 은사를 내린다는 뜻을 담고 있고 사약을 받는 입장에서는 감사약이었지요. 코크 사약이든 펩시 사약이든 아무나 받을 수 있는 사약이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사약은 우아한 죽음이었다니 사약의 맛이 달리 보이긴 합니다.


오늘 사약의 주인공은 영부사(領府事) 대감입니다. 주상전하의 외숙이 되고 주상전하를 보위에 올린 일등공신, 친주상, 찐전하, 실세 중 실세지요.


영부사(領府事)는 조선시대 들어 형식상 일뿐 소관사무가 없는 유명무실한 기구였던 중추부의 정1품 벼슬로

영돈녕부사(領敦寧府事)를 줄여 부르는 말입니다. 주로 왕의 장인인 국구에게 내리는 벼슬이나 정승을 역임한 사람이 맡기도 했다지요. 그렇게 명예직에 머물렀어야 되는데 늘 그렇듯 권력은 자신이 임금 위에 있는 것 같고, 명품백 맘대로 받고 싶고, 고속도로도 떡하니 내고 싶고 그랬나 보지요.


그래도 비굴하게 살려달라 애원하지 않고 깔끔하게 "참으로 맛 좋다"며 호방하게 가셔서 좋았습니다. 력과 재물을 탐 하려면 그 정도 기개는 있어야지요. 요즈음은 사약 마실 결심도 없이 권력과 재물을 탐하다 감방 갔다 사면돼서 다시 또 권력과 재물을 탐하기가 반복되고 있으니까요. 그러한 자들에게 사대부에게나 특별히 내리는 우아한 사약(賜藥)은 차라리 아까울 따름입니다. 참수나 교수 같은 사약(死藥)이 어울릴 뿐이지요.


"참으로 맛 좋다"

"으히히히 하하하핳"


권력의 끝은 왜 항상 '맛 좋은 하하핳 사약"으로 끝나는 걸까요? 콜라맛이라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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