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e May 10. 2024

나의 찬란한 실패의 역사

feat 더 시스템(THE SYSTEM)

찬란한 실패의 역사


이 책을 고른 것은 이 제목, 더 시스템(THE SYSTEM)이란 단어에 끌려서 때문이었지만 책을 읽고 난 후 제목이 '나의 찬란한 실패의 역사'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원작은 'How to Fall Almost Everything and Still Win Big'이었네요. 이 원 제목이 더 저자의 의도나 책의 앙스 부합하는 셈이지요. 그리고 중간에'찬란한 실패의 역사'라는 챕터가 나오기도 합니다. 특히 이 파트는 흥미롭기까지 했는데 모두들 성공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것을 쓰지 실패의 역사를 애써 기억해 내서 쓰진 않기 때문입니다.


더 시스템


마찬가지로 저자처럼 "나의 실패의 역사"에 대해서도 반추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요. 그렇다고 실패를 그저 실패로 놔두기 위해서 애써 실패의 역사를 들추는 것은 아닙니다. 실패의 역사를 분석해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지요. 개인적으로 이 '시스템'이란 단어를 선호하는데 바로 위에서 말했듯 처음에 이 책에 낚인 이유였기도 하구요. 여하튼 인생의 시스템은 이 실패의 역사 속에 그것을 대응하고 예방하기 위해 세워지는 일종의 '방어 시스템', 즉 '면역 체계'이야기 수 있을 것이거든요.


나의 (안) 찬란한 실패의 역사


그럼 실패의 역사는 무엇이 있을까요? 아직도 고만고만한 무명의 작가라 하기에도 애매하기 그지없는 것부터, 여전히 진행형인 주식 투자 실패로 처참한 마이너스 수익률 실패의 역사도 빼놓을 수 없지요. 또 시험이나 면접에 떨어지거나 사장이 되기 작전도 아니고 이미 한참 전에 진급에 실패한 것, 고백했다 차이거나 소개팅과 미팅에 실패한 것, 다이어트에 실패한 것, 집주인이나 건물주가 되기에 실패한 것, 건강에 실패해서 한때 나락으로 갔던 것, 국회의원 선거도 아닌 반장 선거에 떨어졌던 것, 이어달리기하다 넘어져서 다리는 까지고 개쪽 당한 것, 새 차 운전하다 기둥에 차를 시원하게 긁은 것, 원빈이나 차은우의 외모뿐 아니라 키도 안 되는 것, 찾아봐도 아버지가 물려준 땅도 회사도 없는 것, 로또에 이번에도 5등도 못하고 꽝인 것. 생각해 보면 실패의 역사는 눈물겹고 끝도 없지요. 그러고 보니 인생이 거의 실패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네요.ㅠㅠ


슬롯머신 시스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 살아 있는 이유는 살아가는 나름의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실패에서 배우는 시스템이지요. 실패해도 죽지 않는 시스템이요. 실패 아닌 성공도 아주 가끔 해서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그런 시스템이랄까요? 저자는 말하지요. "세상은 시간과 집중, 에너지를 넣고 핸들을 돌리는 슬롯머신이다"라고요. "행운이 찾아올 때까지 핸들을 계속 잡아당겨라"구요. 그런데 요즘 시간도 집중력도, 에너지도, 즉 밑천이 떨어지고 있는데 핸들을 계속 잡아당길 수 있으려나요?


시스템의 힘

딜버트

알고 보니 저자는 유명한 신문 연재만화인 '딜버트'의 작가이네요. 우리나라에서도 90년대 조선일보에 실려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얼핏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자는 책보다는 역시 만화에 중하는 것이 더 좋을 듯 보이지만 열심히 슬롯머신을 당긴 결과 이런 책도 나오는 것이겠군요.


시간도 집중력도 너지도 떨어져도 이렇게 서평을 남기는 것, 내 맘대로 $점을 남기는 것, 뭐라도 읽고 또 쓰는 것 또한 결국 시스템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도, 되지도 않는 시와 소설을 쓰고 우기는 것도, 날이 좋거나 그렇지 못한 날에 빈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도 이렇게  시스템을 마련해 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그래서 시스템은 시간도 집중력도 에너지도 다 떨어져도 즉 밑천이 바닥나도 슬롯머신을 돌릴 수 있는 힘이랍니다. 그렇게 언젠가는 이 글들에도 777 대박이 쏟아져 나올 수 있을까요? 나의 찬란한 실패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더 시스템(THE SYSTEM)

한줄 서평 : 나의 찬란한 실패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2024.05)

내맘 $점 : $$$

스콧 애덤스 지음 / 김인수 옮김 / 베리북 (2024.01)


매거진의 이전글 챗GPT가 흉내낼수 없는 바보美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