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e May 21. 2024

8 : 256 스케일의 차이

feat 더 에이트 쇼 vs 오징어 게임

8 : 256


역시 8 : 256은 스케일에 차이가 있었나 봅니다. 넷플릭스 신작 더 에이트 쇼에 참석한 사람의 숫자는 단 여덟명. 그에 비해 오징어 게임에는 256명의 게임 참가자가 있었으므로 무려 32배의 차이가 납니다. 단순 수치로 오징어 게임이 32배만큼 더8쇼에 비해 재미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슷한 플롯을 가지고 있음에도 어쩔 수 없는 차이가 느껴지는 것은 벌써 압도적인 32배의 스케일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늘 그렇듯 잡아먹을만한 스포일러는 없을 것이므로 이 글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궁금할 법만 한 결론도 여기에는 없어 절대 해치지 않아요. 다만 줄거리는 여덟명의 쇼 참가자들이 시간이 흘러가는 비례에 따라 어마어마한 돈을 받으며 어떻게든 쇼 같은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돈을 위해서는 더 자극적인 방식들이 연출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자극에 따라 더 많은 시간이 부여되고 더 많은 돈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의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덟명이 동등한 위치에서 그러는 것은 아니고 1층부터 8층까지 선택하고 배정된 층에 따라 들어오는 돈의 액수도 다르고 지위도 차이가 나게되며 계급이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점점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 폭력적 연출을 통해 시간을 벌어야 하는 쇼의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이 드라마 시리즈 자체의 대본과 연출점점 자극적이지만 아이디어 고갈로 인한 무리수의 향연으로 빠져들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 쇼의 관람자라면 드라마와 달리 점점 무리한 자극에 반감을 가지며 후편으로 갈수록 더 많은 시간을 그들에게 부여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지요. 더8쇼라는 채널을 차라리 32배 개연성 있는 256 오징어 게임으로 옮겨갔을 것이란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 여덟명이 모인 사회에서도 계급이 형성되는 과정은 조금 흥미로왔습니다. 이유는 돈이 많고 많이 버는 8층 지배층 아래에 각각 잔머리로, 폭력으로, 간교함으로 그 아래 계층을 아루는 무리가 성립되어, 머리 또는 힘이 없거나 희생적이거나, 순진하거나 어딘가 부족한 나머지 계층들을 지배하게 된다는 설정이 그럴듯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맨 상층의 권력은 알아서 기생하는 이들 때문에 쉽게 유지되기도 하고 쉽게 바뀌지도 않지요.


결국 끝까지 봤는데 끝은 '으잉?' 이 쇼는 결국 태양의 서커스가 되지 못하고 저글링에 머물고 만 것이 아쉽습니다.  하여튼 과도한 대가를 약속하는 투자나, 쇼, 게임은 모두 위험합니다. 적게는 8억에서 많게는 256억 도 될 수 있지만 적게는 머리통이 터지거나 어디가 부러지고 뽑히거나 많게는 죽을 수 있는 일이 반드시 한 번은 발생하거든요. 더8쇼에서는 누구라도 한명이라도 죽으면 쇼가 끝나고 보상도 없다고 안전 규칙을 정해 놓아도 소용없이 그렇습니다. 글이나 드라마나 마찬가지로 너무 자극적이고, 선정적, 폭력적으로는 시간을 오래 벌 수 없는 같은 이유이겠지요. 그래서 자극을 원한다면 닭볶음면의 불나는 폭력성과 붉은 선정성 선에서 만족하자구요. 예?

매거진의 이전글 재벌과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