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꽃처럼 돌아온다면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영화는 재밌었다. 나는 못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좋다. 10년 만에 남자를 처음 안아본다며 우리 집에서 자고 갈 거냐고 간절히 물어보는 찬실의 모습이 담긴 예고편에 꽂혀 본 영화였는데, 찬실이 생각보다 못난 사람이 아니어서… 다소 아쉬웠지만 그 이상으로 재밌었다.
“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은 얼마나 좋겠습니까.”라는 시 한 줄에 눈물을 쏟는 찬실의 모습이 남는다. 나는 요새 단편적인 꿈을 많이 꾼다. 이어지지 않고, 짧은 배경 안에 많은 사람이 스치는 꿈. 그중에는 분명 주인공 같은 사람도 있지만 몇 밤을 자고 나면 그 꿈은 금방 잊히고 만다. 오늘의 꿈도 며칠이 지나면 금세 잊히리라 믿는다.
날이 좋아졌다는 말이 많아, 외출한 김에 호수공원에 들렀다. 봄이 왔다기보다는 겨울이 끝나가는 것 같은 날씨였다. 꽃이 피면 다시 와야지. 겨울이 지나가는 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