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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u Mar 30. 2023

엄마, 엄마

아들은 남자가 되는 대신 아들이 될 수 없어졌고,

말 수 줄어가는 남자 앞에 어머니 또한 어쩌면은 열두 살 아들과 만들었던 눈사람처럼

그렇게 녹아 눈물로 사라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아들 팔을 꼬옥 붙잡았지만은 어린 시절 아들 그 웃음은 볼 수 없어-

새 신발 한 켤레 머리맡에 두고 사진 한 켠 들춰 보면, 검은 머리를 한 어머니와 아들은 그렇게 밝게 웃고 있네요.


녹지 않는 머리 위 서리를 매만지며 냉동실의 눈사람 치웠다고 어쭙잖게 삐졌던 그때의 아들 심정 더욱 깊게 이해하며,

노래를 부릅니다.

"입나온다~ 입나온다~ 입나온다~ 입나온다~"

화를 내야 하는데 웃음은 피식피식 나오고,

참 내 속 모르던 어머니는 여덟 살 아들 화를 그렇게 풀곤

과자 사러 아들과 지하마트 갔었는데

지금 이 남자는 화 또한 내지 않으니 얼마나 답답할까요.

검은 염색약으로도 티비에서의 아들 웃음을 빼앗을 순 없다는 게 서글픈-

우리 어머니 쉰 가까운 짝사랑은 아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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