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이 나을까 육아가 나을까?
금요일 출근.
이유 없이 들떴다.
오전엔 작은 사고가 있었다.
누군가 주차된 내 차를 긁고 간 것이다.
한 달 전 사고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또 사고라니.
그래도 이번엔 사고 처리가 수월하다.
잊자, 잊자.
퇴근 후
오늘은 언니가 아기의 하원을 맡아줬다.
가족이 많다는 건 참 큰 복이다.
가까이 살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타지에서 오자마자 어린이집 하원까지 시켜줬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니 아기와 언니 그리고 남편이 날 맞이해 줬다.
멀리서 온 언니를 위해 우리 가족은 외식을 했다.
백수일 때는 하루에 만 원을 쓰는 것도 몹시 부담스러웠는데 돈을 벌고 있다는 안정감에
지출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늘은 금요일이고 근무 시작 후 처음으로 맞이한 휴일이니깐 맥주도 한 잔 했다.
토요일.
하루 종일 육아를 하는 건
돈을 버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밥을 뭘 먹여야 할지 고민해야 했고
언니와 뭘 먹어야 할지도 고민했다.
밀린 빨래와 집안일도 해야 했다.
일주일 동안 워킹맘이 되어 보니
집안일 + 바깥일 = 워킹맘의 일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주말에도 푹 쉴 수가 없었다.
나는 방전된 사람처럼 쓰러져 잤다.
잠깐 자고 일어났는데 꽤 개운했다.
하지만 다시 아기와 놀아주다 보니
체력이 금세 바닥이 났다.
남편은 회사 동아리 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왔다.
그래서인지 더 지쳤다.
언니가 육아를 도와준 덕에
두 시간 정도 깊이 잠을 잘 수 있었다.
평일엔 장거리 출근과 근무로 피곤할 테고
주말엔 육아로 또 피곤할 것 같았다.
온전히 나를 위해 쉬는 날이
없을 것 같았다.
출산 후 체력은 완전히 바닥이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출산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자도 자도 피곤한 건 분명하다.
워킹맘의 주말은 바쁘고 여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직장인이라는 사실,
워킹맘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더 이상 남편에게 의지하지 않고
내가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눈치 보지 않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