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출근을 앞둔 마지막 휴일.
한 달쯤 마라톤을 신청해 두었다.
그땐 백수였고 마음도 여유로워서
러닝 연습도 종종 했었다.
하지만 입사 후부터는
제대로 연습하지 못했다.
나는 5km, 남편은 10km를 뛰었다.
나는 30분대, 남편은 50분대로 골인했다.
초보 러너치고는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다.
추운 날 달리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고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오랜만에 뛰니 호흡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헉헉거리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향해 달리는 모습이
문득 우리의 삶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뛰고 있으니까.
아기는 부모님과 언니가 맡아주었다.
덕분에 잠깐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었다.
한 시간의 자유.
남편과 단둘이 무언가를 해본 것도 오랜만이었다
타지에서 가족들이 내려왔으니 식사를 대접했다.
단체 외식이었다. 엄마는 메뉴가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계속 ‘별로’라고 했다. 사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점점 민망해졌다. 음식 맛에 꽤 예민하다.
식사 후 가족끼리 잠깐 나들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까지 먹고 가족들은 본가로 떠났다.
집에는 남편과 나, 그리고 아기만 남았다.
친가를 다 보내고 나서야 졸음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아기는 나랑 더 놀고 싶은 눈치였다.
남편이 아기를 봐주는 동안 나는 잠깐 눈을 붙였다.
잠에서 깨자 밀린 집안일과 출근 준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출산 이후 단 한 번도 ‘푹 쉬었다’고 말할 만한 휴식은 없었던 것 같다. 온전히 나 혼자만의 휴식을 가져본 기억도 없다. 내일 또 출근을 위해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더 피곤하게 만든다.
내일은 무슨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