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나의 이야기

공황장애와 공존하는 간호사의 이야기

by 김널스

공황장애는 이제 내 삶에서 뿌리 뽑아야 할 무언가가 아니다.
그건 내 곁에 있는 존재이고,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야 할 이름이다.


이 이야기는 완결되지 않는다.
공황은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나는 여전히 그 안에서 살아간다.


치유란 어쩌면,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증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를 이해하고, 두려움과 손잡는 법을 익히는 것.


[나의 공황장애]라는 문장을 처음 적었을 때,
나는 나 자신에게 하나의 처방을 내린 셈이었다.
숨지 않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기.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하기.

지금 나는 그 숙제를 하고 있는 중이다.
완성까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아니, 어쩌면 완성이라는 건 없을지도 모른다.
그날이 오기 전에 삶이 끝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쓰고 있다.
남겨야 할 것들이 있다는 직감 때문이었다.

내가 써 내려간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어떻게 비칠지는 알 수 없다.
나는 정신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인이고, 아직 이 질환을 완전히 이겨내지 못했다.
이 두 사실은 나를 오래도록 주저하게 만들었다.
‘치료받지 못한 내가, 다른 누군가를 돌보아도 되는 걸까?’
그 질문은 때때로 내 내면을 잠식했다.
그래서 나는 나를 감추었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버텼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겪은 그 고통이 오히려 나를 환자들과 더 가까운 곳으로 데려다주었다.
그들의 눈빛에서, 몸짓에서, 내가 지나온 길을 보았다.
나는 알았다.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숨을 쉴 때마다, 나도 조금씩 살아났다는 것을.

그래서 결국, 나는 드러내기로 했다.
두려웠지만, 말하기로. 나를 위해.


그리고 나처럼 아파본, 어딘가의 누군가를 위해.

앞으로 써 내려갈 나의 이야기는
지금은 하얀 백지와 같다.

하지만 나는 그 여백이 두렵지 않다.

나라는 색깔의 크레파스,
그리고 누군가라는 또 다른 색의 크레파스,
그 곁에 있는 사람들의 색깔까지,
이 다양한 색들이 내 페이지를 채워줄 것이다.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존재다.
그래서 더 많은 색이 필요하다.
그 색들로 나를 칠해가며
나는 언젠가, 나만의 작품이 되고자 한다.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길을 찾고,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며,
나 역시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누군가와 나에게 쓰는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