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봐봐

시크소녀와 애교소년

by 윤슬
2023년 제주공항


우리 집에는 깨발랄 애교쟁이 소년과 쌉싸래한 시크소녀가 산다

둘은 마치 톰과 제리 같다

누가 톰이고 누가 제리인지는 특정할 수 없다

그때그때 다르니까


소년의 아기시절, 무심코 들어가 본 소녀의 방

그곳은 소년에게 별천지 그 이상

소년에겐 낯 선, 엄청난 어른(?)의 세계가 거기 있었던 바

호시탐탐 소녀의 방을 무단침입하려 기회를 엿본다

하지만 약간의 흔적이라도 남기면 기다리는 건...


소녀가 없는 어느 날 소녀의 방,

방을 가득 채운 온갖 신기한 물건들을

요모조모 살피며(살피기만 한다, 절대 접촉금지) 탐구하던 소년은

"어, 시크야 잘 다녀왔어?" 하는 소리에

후다닥, 우당탕탕

화들짝 놀라서 급하게 거실로 뛰어나왔으면서도,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시치미

"호호호, 놀랐지롱."

매번 치는 장난에 늘 같은 반응을 보이는 소년

어른들은 재미난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듯 놀리는 즐거움에 푹 빠져들게 한다


요즘 요 녀석들이 달라졌다

밀당 재미에 빠져버린 소녀와 소년

"애교야, 고모 뽀뽀 한 번만 해줭."

"아, 싫은데..."

쪽~~~


"고모, 나 좀 봐봐."

"응, 싫은뎅."

뭐?


오늘도 시크소녀와 애교소년은 서로에 기대어 조금씩 조금씩 자라고 있다

몸보다 마음이 크게, 더 크게


너희가 쑥쑥 자라기를 바라는 한편

천천히, 이 시간이 좀 더 오래갔으면 좋겠다는 욕심 가득한 나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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