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앓이

봄마중 가자

by 윤슬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긴 겨울 끝에

입춘이 성큼 다가와 문을 두드린다

따스한 입김이라도 불어넣은 듯

바람은 한결 부드러워져 옷 여밈까지 느슨해진다


남도를 유난히 사랑하는 우리 부부

들썽이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봄 맞으러

전주한옥마을 교동살래에 스며든다

햇살 넘실대는 쪽마루에 앉아

팡 터지려 눈치만 보는

보송보송한 꽃눈을 눈에 담는다


봄 찾으러 나선 산책길

아기자기 골목마다 꼼꼼히 누빈다

경기전 돌담 너머

홍매화향에 취하기도 하고

전동성당 앞뜰

곧 벌어질 듯 부푼 벚나무에

추파를 던지기도 하며

때론 코끝을 간질이는 음식의 유혹에 슬쩍 넘어가기도 한다


그렇게 그렇게 봄이 오는 길목에서

봄바람 들어 봄꽃보다 먼저 봄마중 나간다

남도 끝자락엔 벌써 봄이 와닿았을 것을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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