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에 속지 마
강아지는 귀엽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만 같은데
진짜 그 속은 모르니 더 궁금해진다
그러다가 또 귀엽다
나를 쳐다보는 동그란 눈도
살랑살랑 흔드는 꼬리도
뜬금없이 쩌렁 짖어대는 목청도
결국 강아지는 귀엽다
저 멀리 등을 보이고 앉아 있는 강아지는 더 귀엽다
뭉툭
동그랗게 올라와 있는 강아지의 엉덩이
뽀시래기 같이 귀엽다
내가 돌아오면
꼬리를 흔들며
세상 그 누구보다 나를 반겨주는
강아지는 너무 귀엽다
한 번 생각해본 적 있다
귀여움이 극에 달하면
사랑하게 되는 거구나 라는 것을
그 사랑은
가짜 사랑이 아니라
내 모든 걸 줄 수 있을 것 같은
진짜 사랑이라는 것을
그 귀여움 뒤에는
나만을 바라보는 작은 생명체의
그 무엇보다도 거대한 사랑의 마음이 있다
나 하나만을 생각해주고 사랑해주는
내가 없을 때는 온종일 시무룩하다가
나만 보면 심장이 뛰는 듯 하는
도저히 내가 다 감당하지 못 할
큰 사랑이 있다
때로는 귀여움에 속아 그 사랑을 잊는다
강아지는 귀엽다
강아지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