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상상하던 날들

현실보다 더 찬란한 착각

by 정셔틀님

군대 시절은 내게 참 이상했다.

사회와 고립돼 있었고, 내 행동은 끊임없이 제한받았다.

매일 맡던 짬통 냄새는, 그 특유의 썩어가는 향으로 나를 질리게 했다.


그런데, 이따금씩—

나는 그곳이 그립다.


이유는 단순하다.

거기서 나가기만 하면,

내가 하고 싶은 걸 전부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


아마 나는, 실제의 자유보다

상상된 자유에서 더 높게 날았던 것 같다.


자유가 아직 주어지지 않았을 때,

그것이 곧 내 손에 쥐어질 거란 착각.

그 착각은, 내가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은

근거 없는 포부로 날 살게 했다.


그래서 지금,

환상마저 부서진 세상 속에서—

그곳이 그리운 걸지도 모른다.


(※ 단, 재입대시키면 자살할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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