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마주보며, 나는 멈춰섰다

같은 곳을 바라보지 못한 사랑의 기록

by 정셔틀님


사랑은 서로를 마주보는 것일까,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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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건,

나는 사랑한다.

사랑한다는 말로만 책 한 권을 다 쓸 수 있을 정도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으로

미래를 모두 내려놓고 뛰어든다면—

그 끝에도,

과연 사랑이 남아 있을까.


그녀의 책임감은

나와 같지 않은 걸까.

어쩌면,

너무 쉽게 모든 걸 결정해버리는 그 단호함이

가끔은 무섭다.


나는 사랑하기에 신중하고,

그렇기에 망설인다.

진정한 사랑이란,

책임 앞에 한 발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하는 것 아닐까.


내 눈동자가 흔들리는 건

당신의 ‘지금’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사랑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녀는

지금의 나만을 사랑하고,

나는 그녀의 모든 삶을 사랑하는구나.


서로를 마주보고 있기에—

우린,

같은 방향을

볼 수 없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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