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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별송이 Oct 20. 2023

시>숨은그림찾기 속 숨은 그림

청년 시절 썼던 시를 끄집어내어 손질해 보았습니다.

 


숨은그림찾기 속 숨은 그림 



일요일 오후 공원에 나가

유모차를 몰고 다니며 담배를 핀다

어항 벽을 뛰어넘은 열대어, 터진

포도송이 따위로 나를 읽어버리는 시선들.

시들어버린다, 오래오래 몸속에서 꽃대를

밀어 올리던 종이꽃, 외눈박이 고양이의 눈동자 속으로

때로 절름발이 소년의 푸른 숨결 사이로 스며들던

그 향기도……

햇살은 젖은 생리대처럼 질퍽거리고

잔디밭 한가운데 빨갛게 드러난 맨땅 위에

나는 담배꽁초를 던진다

혼자 노는 아이같이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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