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쓴 시를 오늘 퇴고했습니다
가을에 꾸는 꿈
보도블록을 덮은 낙엽을 밟는다
바스락, 가냘프고 또렷한 소리에 지난여름이 떠오른다
햇덩이처럼 쉼 없이 타오르고 장맛비처럼 숨 가쁘게 내달렸던
시간이 한 그루 굴참나무로 불쑥 솟아오른다
마음껏 부서질 수 있는 길거리 나뭇잎에
울긋불긋한 서러움이 밀려온다
봄은 아직 아득하지만
언제나 봄으로 살아내야 하는 일상이
가을바람을 가슴에 불러온다
잠깐 창창한 하늘을 바라보며 무지개를 꿈꿀 때
붉은 오토바이 한 대 폭발하듯 곁을 지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