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절 썼던 시를 끄집어내 손질해 보았습니다.
가슴속을 가로지르다, 달빛
잠결, 이상은의 노래 「둥글게」를 듣다가
“작은 빗방울이 세상을 푸르게 하듯이”라는 구절에서
펄럭, 이불 걷어차 버린다
이 파릇한 살결과 모난 골격이
창틈 스며드는 달빛 아래
죄인처럼 드러난다
지금껏 시선을 늘 아래로만
두고 살았다는 사실에
얼굴 소란스레 붉어진다
조용히 거울 앞에
선다
빗방울 모양 몸 웅크리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