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자녀의 운동회 구경 갔다가 쓴 동시입니다.
마지막 운동회
나는 원래 6학년 1반인데
내일만 6학년 0반입니다
운동회 날이라서요
6학년 0반 학생은
나, 거북이, 달팽이, 굼벵이, 공벌레, 나무늘보,
다 내가 불러 모은 친구들입니다
담임선생님은 운동장 은행나무예요
선생님은 우리 반 느림보들이 달리기 경기를 벌일 때
노란 잎사귀손을 흔들며
우리 모두를 응원할 거예요
1등은 내 차지가 될 거고,
나는 친구들을 얼싸안고
“잘했어”, 토닥일 거예요
“함께 뛰어 줘서 고마워”, 환하게 웃을 거예요
이건 옛날이야기처럼 오래된 꿈이에요
1학년 때부터 맨날 꼴찌만 했거든요
해바라기 미소를 건넨 사람이 한 명도 없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