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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별송이 Oct 28. 2023

시>낙엽 지는 날

지금 쓴 시를 퇴고 없이 올립니다. 시에서 '청소부'란 표현은 시적 느낌을 살리기 위한 것일 뿐 미화원을 낮추려는 의도는 없어요~



낙엽 지는 날          



낙엽 쓰는 청소부의 비질에

발가벗고 뛰놀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쓰윽싹쓰윽싹, 고단하지만 경쾌한 소리에

어른으로 살아가며 쌓아 왔던 더께가

눈송이마냥 녹아내린다     


커다란 쓰레기봉투에 담기는 잎사귀들의 몸짓에

인생을 입맛대로 요리하고자 몸부림치던

건방지고 깜찍했던 학창시절이 꿈틀거린다     


지금은 낙엽처럼 납작 엎드렸지만

언젠가 낙엽처럼 일상을 붙들어 맨 나뭇가지를

박차고 아름답게 날아오르겠지     


가을바람처럼 걸음이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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