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쓴 시를 퇴고 없이 조심스레 올려봅니다.
기도의 순간
아픔을 얻고 나서야 하늘을 올려다본다
구름의 살갗이 보드라운 온기를 내리고
푸른빛과 어우러진 햇빛이 눈동자를 살살 간질이며
쉬어 가라 속삭인다
낮달마저 뜨겁게 사랑했던 연인처럼 나타나
우정의 미소를 건넨다
철모를 썼던 것도 아닌데,
그동안 왜 빳빳이 고개를 세운 채
장난감병정처럼 나아갔을까
뒤를 돌아보는 것조차 인색했을까
푸른 하늘 은하수 너머 서쪽 나라를 가리켰던
시인의 노래가 거짓일지라도
어차피 종착역은 지금 발 딛고 선 광야는 아닐 텐데……
그리운 사람을, 상처 입힌 영혼을
조용히 불러본다
그리고 가지런히 두 손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