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별송이 May 15. 2021

[동시와 단상 6]선거 공약 '나요일'

나만의 하루가 필요한 초등학생

   선거 공약 '나요일'



  학우 여러분, 제가 전교어린이회 회장이 된다면 ‘나요일’을 만들겠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첫 번째 월요일이 바로 나요일입니다. 이때는 ‘월화수목금토일’이 아니라 ‘나화수목금토일’입니다.


  나요일엔 학교 수업이 없습니다. 선생님들도 쉬니까 좋지요? 흠흠, 나요일은 오직 ‘나’만을 위해 사는 날입니다. 부모님도 간섭할 수 없습니다. 축구를 하든, 레고를 하든, 친구와 떡볶이집에서 수다를 떨든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단, 친구를 못살게 굴거나 누군가를 괴롭히는 행동은 안 됩니다. 참, 공부가 취미인 사람은 종일 공부만 해도 됩니다. 절대 안 말립니다.


  나요일에는 깔깔 웃든, 펑펑 울든, 빡빡 악을 쓰든 자기감정을 맘껏 드러내도 좋습니다. 아무도 다른 사람의 감정 표현에 대해 나무라지 못하도록, 회장으로서, 으름장이 담긴 가정통신문을 보내겠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갖도록 하세요. 스스로를 다독여 주고, 위로해 주고, 칭찬도 해 주세요. 어른들이 찔끔 흘려 주는 사랑, 흠뻑 부어 주세요.


  학우 여러분! 나요일, 멋지지 않나요? 신나는 초등학교 시절을 꿈꾸신다면 기호 1번 박종우, 부지런한 일꾼이자 듬직한 심부름꾼에게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어른에게도 나요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요일이 생기는 날이 언젠가는 올까요? 괜히 달력을 뒤적거려 봅니다.

이전 05화 [동시와 단상 5]고양이한테 화풀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