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도 소문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퇴근 시간에도 빵집을 찾는 손님이 없었다.
민준이 마감을 하겠다며 먼저 들어가라고 했다.
윤정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세탁소 주인 천수가 빵집을 찾아왔다.
만취한 그는 매장의 집기를 부수며 난동을 부렸다.
민준은 겁에 질린 윤정을 등 뒤에 숨겼다.
윤정은 눈을 질끈 감았다.
천수가 아저씨의 멱살을 잡았다.
민준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런 저항도 없었다.
윤정은 맞고 있는 아저씨를 돕지 못했다.
무서워서 나설 수 없었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
태현과 상민의 제지에도 그는 욕설을 퍼부었다.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겨우 진정되었다.
민준은 어질러진 바닥을 정리했다.
윤정이 아저씨에게 다가왔다.
민준은 위험하다며 물러서게 했다.
윤정은 이번에도 말을 듣지 않았다.
손수건을 꺼내 아저씨와 마주 앉았다.
피 묻은 입술을 닦아 주었다.
민준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헛기침도 하지 않았다.
윤정의 눈물에 마음만 아팠다.
민준은 진열장에 남은 빵을 챙겼다.
윤정이 걱정되어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두 사람은 걷는 동안 아무런 말이 없었다.
윤정은 몇 번이나 아저씨의 얼굴을 살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민준은 그런 윤정에게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집 앞에 서있었다.
민준이 들고 있던 빵 봉지를 건넸다.
윤정은 받지 않으려 손을 숨겼다.
민준이 작은 손에 억지로 쥐어 주었다.
윤정의 눈물도 닦아 주었다.
다 괜찮아질 거라고 했다.
곧 연락할 테니 당분간 쉬라고 했다.
윤정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민준이 웃으며 다독였다.
윤정은 힘든 발걸음을 옮겼다.
그제야 민준이 물러 났다.
윤정은 대문 밖으로 뛰어나왔다.
아저씨의 뒷모습이 멀어졌다.
그렇게...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며칠이 지났다.
윤정에게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
너무 큰 금액이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조퇴를 하고 가게 앞까지 뛰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그곳에 아저씨는 없었다.
매일 연락했지만 대답이 없었다.
그러다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였다.
어느 날 빵집의 집기가 모두 빠져나갔다.
그 자리에 무인 편의점이 들어왔다.
아침을 알리던 빵 냄새는 마을에서 사라졌다.
두 사람의 소문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누구도 아저씨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냈다.
가을이 깊어졌다.
윤정과 친구들은 수능 준비에 한창이었다.
(제6장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