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부른다 #02

by 업투보이


제1장 : 만남 (2/2)





윤정은 사장님이라 불렀다.

민준은 어색하다며, 아저씨라 부르길 바랐다.


손님이 없을 때는 윤정에게 빵 만드는 법을 알려 주었다.


마스크 위로 드러난 눈빛이 제법 진지하다.

시범을 보이면 윤정이 곧잘 따라했다.


민준은 좁은 공간에 함께 있는 게 여전히 어색했다.


늘 한 걸음 뒤에서 윤정의 움직임을 살폈다.






윤정은 빵을 만들 때, 세상 심각한 표정을 한다.


제빵 성형을 망치면, 금세 시무룩한 표정이 된다.

“나는 왜 안되지”


민준이 처음엔 다 서툴다며 윤정을 다독였다.

새 반죽을 떼어 성형 시범을 보였다.


윤정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멋져요. 아저씨!”


오늘도 칭찬을 받는 민준이다.






윤정이 외할머니와 단둘이 지내는 것을 알았다.

할머니는 시장 좌판에서 생선을 판다고 했다.


민준이 할머니와 함께 먹으라며 남은 빵을 가져가도록 했다.

윤정은 매번 한두 개만 챙겼다.


민준이 괜찮다며 한 봉지씩 챙겨주었다.


할머니는 손녀가 가져온 빵을 시장 상인과 나누어 먹었다.

그중 반찬가게 자매, 야채가게 부부와 유독 친했다.






어느 날 윤정이 냉장고 정리를 했다.

용기마다 이름표를 새로 붙였다.


민준이 봐도 잘 정리되어 있었다.

재료를 헷갈리는 일이 사라졌다.


윤정은 어질러진 창고에도 손을 댔다.


민준은 나중에 치울 거라며 말렸다.

그런 노력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민준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윤정이 시키는 대로 짐을 옮겼다.






민준은 잘 정리된 창고가 이상하게 불편했다.

포장지 하나를 찾을 때도 윤정에게 물어야 했다.


윤정이 위치를 알려 줬지만, 민준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마다 윤정이 직접 찾아 주며 핀잔을 줬다.


민준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사장인데...’






윤정은 선반 위 물건을 꺼낼 때면 까치발을 세웠다.

손이 닿을 듯한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민준은 그 모습이 위태롭기만 했다.


반죽을 만지던 손을 멈추고, 윤정에게 다가갔다.

한 발짝 옆에서 팔을 뻗어 꺼내 주었다.


윤정이 말했다.

“저도 할 수 있다구요!”


민준은 머슥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뭘 잘못했지...’






한가로운 오후.


윤정은 가게 이름이 왜 ‘바다’인지 물었다.

민준은 그냥 지었다고 했다.


윤정은 첫사랑 이름인지 물었다.





민준은 말없이 웃었다.





(제2장에 계속)

이전 01화바다가 부른다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