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건강의 관계
1732년 바로크 음악의 초 절정을 이룬 작곡가로 평가받으며 커피를 사랑한 음악가 바흐는 커피 칸타타를 발표하며, 천 번의 입맞춤보다 달콤한 커피는 입으로 마시는 보석이라 극찬했다.
커피를 본격적으로 좋아하고 마시게 된 것은 90년대 미국 유학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은 커피의 나라다. 커피 맛이 당시에 서울에서 마시던 커피와는 너무나 달랐다. 아침에는 누구나 커피를 마셨고, 어디를 가도 커피가 있었다. 일단 커피 향은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 커피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카페에 들어서 커피 향을 맡으면 나도 모르게 커피를 주문하게 된다. 커피의 다양한 맛을 경험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커피 원두의 종류마다 내리는 방법마다 커피 맛이 다르다. 그리고 좋은 커피를 마시면서 느끼는 행복감은 어떤 다른 음식을 먹을 때 와는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유럽에 다녀온 후에는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를 마시게 되었다. 이태리에서 마시는 에스프레소는 너무 맛있었다. 커피의 진한 맛을 다양하게 마실 수 있는 경험을 한 후에는 커피에 대하여 더욱 애착이 갔다.
커피 한잔으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경험을 한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커피에 성공한 사장님이 나와서 하는 말이다. 커피를 마실 때 느껴지는 훌륭한 향과 맛은 도대체 어디로부터 나오는 것인지를, 그 순간의 안정감과 만족감은 어디서도 충족될 수 없는 의미가 있다. 오래전부터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매일 마시는 커피는 지금까지 일생에 거쳐 이어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빈속에 마시는 커피는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일단 커피는 향이 좋다. 향을 느끼며 마시는 커피는 온갖 향이 목 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느낌, 향이 없는 커피와는 차원이 다르다. 커피 향과 어우러지는 맛은 그 어떤 다른 음료와는 비교할 수 없다. 진한 갈색의 쓰면서도 달콤하고, 향긋하기까지 하여 마시는 동안 다양한 느낌과 감정을 갖게 된다. 게다가 마시고 난 후에 카페인 효과로 정신까지 맑아지고 뚜렷해지게 되니 일을 할 때나 사람을 만날 때 커피를 마시면 효과가 증폭이 되어 더욱 커피를 찾게 된다.
어느 해 미국 레지던스 갔을 때의 일이다. 미국 작가들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나와 또 다른 한 명만이 커피를 마셨고, 다른 모든 미국 작가들은 모두 차를 마셨다. 너무도 생소하였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미국 작가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커피가 몸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지 않고 차를 마시고, 동양인인 나는 차 대신 커피를 마시는 기이한 풍경이 매일 아침 되풀이되었다.
그 후에도 나의 커피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커피는 내 일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어느 날인가 친구들과 술과 저녁을 한 후 카페를 갔다. 친구 말이 아주 맛있는 커피 집이라고 했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커피 맛이 보통 커피는 삼베라고 하면 이곳 카페의 커피는 실크 맛이라고 했다. 궁금했다. 커피값이 일반 카페의 두배가 넘었다. 호텔 커피값을 일반 카페에서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주문을 하여 커피가 나왔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 느꼈다. 그녀가 왜 삼베와 비단을 비교했는지 정확하게 알았다. 맛이 달랐다. 마시는 순간 너무 행복했다. 한편 이 작은 커피 한잔으로 이런 큰 행복을 느낀다는 게 신기하였다. 그런데 그날 밤 집에 돌아온 후 잠이 오지 않아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카페인이 제대로 작동을 한 것이다. 미국에 있을 때 많은 작가들이 커피는 오전에만 마시지 오후에는 마시지 않았다. 아침 일찍 마시는 것이 그들에게는 중요한 듯했고, 오후에 마시는 작가들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커피를 마신 후 왠지 가슴이 두근거리고,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며, 얼굴색이 어두워지는 것이다. 특별히 심하게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눈이 퀭해지며 낯빛이 어두워져 피곤하여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커피 때문이라 생각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커피 맛이 없어지고 혀끝에 닿는 커피 맛은 그냥 쓰기만 했다. 향긋하고 맛있는 커피가 아니라 그냥 쓰기만 한 커피는 마실 수 없었다. 마셔도 목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그 좋아하던 커피를 마실 수 없는 아주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무엇보다도 몸이 불편했다. 커피를 마신 후 가슴이 두근거림은 더 심해졌고, 소화도 잘 안 되는 듯하고, 무엇보다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갔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 몸에 일어난 것이다. 그 후론 커피 마시는 횟수를 줄였다.
바쁜 일상에 몸에 대하여 크게 관심을 갖기가 힘들다. 몸에 일어나는 증상을 쉽게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다. 대부분 병이 나서야 알게 되고 깨닫게 된다. 커피는 좋지만 제대로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한동안 커피를 마시지 않으니 몸이 가벼워지고 컨디션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커피 마신 후 몸에 일어나는 증상에 관심을 갖고 주의하여 커피를 오래오래 즐기고 싶다. 커피는 아주 작고 사소하지만 큰 기쁨과 만족을 준다. 지금 나에게 커피 없는 삶은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