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 AI 달 버튼, 그리고 나의 허탈한 발견

허탈

by 마루

GPT AI 달 버튼, 그리고 나의 허탈한 발견

운전을 하면서 늘 보던 그 동그란 버튼.

멀리서 보면 꼭 달이 구름 사이를 천천히 옮겨 다니는 것 같았다.

나는 그것이 단순히 음성 인식 버튼이라고만 생각했고,

버튼 위를 스치는 시선은 언제나 짧고 무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손끝이 우연히 톡 —

순간, 버튼이 반응했다.

화면 속 달이 흔들리듯 반짝였다.


“오… 이게… 감지되는구나?”

그때부터 나의 ‘운전 중 실험’은 시작됐다.

달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듯, 버튼을 하나씩 눌러보고, 길게 눌러보고,

때로는 손끝으로 살짝 스치기도 했다.

기능마다 반응이 달랐다.

나는 마치 마르코 폴로가 신대륙을 발견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느껴졌어야 했다.

그런데 기쁨보다 먼저 밀려온 건, 허탈감이었다.


왜 회사는 이런 기능을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 걸까.

광고에선 ‘혁신’과 ‘스마트’를 외치지만,

정작 진짜 유용한 기능들은 숨겨 놓은 채,

우리가 소비자라는 이름으로 돈을 내고, 시간을 들여, 직접 터득해야 한다.


어쩌면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설명서를 간략하게 만드는 대신, 광고 영상을 화려하게 만드는 선택.

‘발견의 즐거움’이라는 이름 아래, 사실은 숨긴 노동량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구조.


나는 오늘도 그 버튼을 본다.

기능을 알게 된 지금도, 처음 발견했을 때의 그 허탈함이 지워지지 않는다.

아마 앞으로도, 그 달 버튼을 누를 때마다 생각할 것이다.

기술은 발전했는데, 설명은 퇴보했다는 사실을.

작가의 말

버튼 하나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할 줄 몰랐습니다.

기술의 진보가 꼭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건 아니라는 걸,

도로 위에서, 제 차 안에서, 달 버튼이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작은 버튼을 보며 웃습니다.

어쩌면 그 웃음은 즐거움이 아니라, 조금은 씁쓸한 웃음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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