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축제
원주의 축제, 술잔을 넘어서
서울의 축제는 늘 화려하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우는 불꽃놀이, 한강공원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 수십만 명이 동시에 몰려드는 글로벌 이벤트들. 스케일과 화제성은 압도적이지만, 그만큼 피곤과 피로도 뒤따른다.
원주의 축제는 다르다. 중앙동 차 없는 거리에서 열리는 치맥 축제, 우산동의 칵테일 거리, 따뚜 축제 같은 군사문화 페스티벌. 참여 인원은 비교적 적지만, 골목과 시장, 시민들의 생활공간 속에서 일어난다. 생활권 축제라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술에 기대다 보니 취객과 혼잡, 안전 문제는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축제의 취지와 달리 “단타성 소비”로 그치는 경우도 많다.
중소도시가 추구할 수 있는 것
서울과 똑같은 축제를 흉내 낼 필요는 없다.
중소도시는 오히려 작고 깊은 정서를 살릴 수 있다.
예컨대 김천의 ‘김밥 축제’처럼, 지역 자원과 생활문화를 결합하면 된다. 김과 김밥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일상’을 담아내는 상징으로 자리 잡는 것처럼 말이다.
원주라면 어떨까?
술이 아니라, 원주의 산과 물, 치악산의 전설, 중앙시장과 전통 먹거리, 그리고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축제가 가능하다.
그 속에서 시민이 느끼는 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공유된 감정이다. “아, 우리가 함께 이 도시에 살고 있구나”라는 소속감.
축제는 결국 도시의 거울
서울은 거대도시답게 화려함으로 승부한다.
원주는 중소도시답게 따뜻함과 시민성과 문화성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축제는 그저 술에 기대 흔들리는 불안한 잔치로 끝나버린다.
축제는 순간의 열광을 넘어,
시민의 삶과 감정을 오래도록 이어줄 때,
비로소 도시의 얼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