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
여행이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순간에 특별함을 만난다.
삼척 거리를 걷다 들른 한 닭갈비 집, 두툼한 철판 위에서 양념이 자글자글 끓고 채소와 닭고기가 어우러져 내는 소리와 향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치즈 닭갈비와 쫄면사리, 그리고 볶음밥까지 이어지는 한 상은 여행자의 허기를 채우기에 충분했고, 그 맛은 뜨겁고 진했다.
그런데 이 집에서 눈길을 끈 건 음식만이 아니었다. 하얀 벽 위에 걸린 네 글자의 현판, 「廬合泰山」. 초라한 오두막을 뜻하는 廬와 웅대한 산을 뜻하는 泰山이 하나가 된다는 말. 작은 공간 속에서도 큰 뜻을 품을 수 있고, 평범한 일상에도 숭고한 의미가 깃들 수 있다는 깨달음을 전하는 듯했다.
한 끼 식사와 네 글자의 울림이 겹쳐진다.
뜨거운 닭갈비를 앞에 두고, 소박한 자리에서 태산 같은 뜻을 품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곱씹게 된다. 여행의 의미도 다르지 않다.
멀리 떠나 거대한 풍경을 마주할 수도 있지만, 그 순간순간의 소박한 한 끼와 만남이 결국은 태산 같은 기억이 된다.
삼척에서의 닭갈비 한 판, 그리고 廬合泰山. 여행의 참맛은 바로 이런 데서 피어난다.
「삼척 닭갈비 맛집에서 만난 네 글자, 廬合泰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