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

전봇대

by 마루

《와이어 위의 여름》


1화 – 전봇대 앞의 죽음


와이어는 팽팽히 전봇대에 걸려 있었다.

차는 몇 미터 앞에서 멈춰 있었고, 운전석엔 몸통만 남은 채 피범벅이 된 남자가 있었다. 목은 전봇대 근처에 굴러 있었다.


나는 전봇대를 천천히 올려다봤다. 정확한 높이. 완벽한 각도.

순경이 숨을 삼켰다.

“형사님… 이게 자살입니까?”


나는 낮게 대답했다.

“풀 액셀로 달렸다. 충돌 후에야 발이 페달에서 떨어졌어. 이건… 죽기 위해 달린 거야.”


그러나 내 시선은 피투성이 차가 아니라, 택배 상자에 머물렀다.

상자 한쪽에 구겨진 송장이 붙어 있었다. 나는 무심코 읽었다.

주문일자: 6월 28일

그 아래에 겹쳐 붙은 다른 스티커가 희미하게 보였다.

배송일자: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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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진가이자 감정기록자입니다. 사람들의 말보다 더 진한 침묵, 장면보다 더 오래 남는 감정을 기록하고 싶어서 카메라와 노트북를 늘 곁에 두고 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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