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
왜 사람들은 줄을 서서 버거를 먹을까.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 팝업스토어(임시 매장)
새로운 브랜드가 문을 열던 날
아직 해도 뜨기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서울의 거리 한쪽엔 300미터 넘는 줄이 생겼고
누군가는 새벽 세 시부터 기다렸다고 했다
단 하루 열리는 팝업,
‘그 맛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그들은 시간을 내고, 자리를 지켰다
그 장면을 보며 생각했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줄을 설까
롯데리아에도 버거는 있다
가깝고, 싸고, 언제든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낯선 브랜드의
단 하루짜리 버거를 위해
새벽의 공기를 마시며 줄을 선다
그건 단순한 맛의 문제가 아니다
“첫 경험에 참여하고 싶다”는 욕망의 형태다
처음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새로운 브랜드가 태어나는 순간
그 현장에 있다는 건
어쩌면 ‘세상의 첫 장면’을 목격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그 장면의 일부가 되길 원한다
그 장면 안에서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줄을 선다
버거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은 사실 기억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 기다림은 맛을 더 깊게 만든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영상을 남긴다
“그날, 그 줄에 나도 있었다”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롯데리아 버거와의 차이는
맛이 아니라 서사의 유무다
줄의 길이만큼 이야기가 생기고
그 이야기가 브랜드를 만든다
나는 그 풍경을 카메라 대신 마음에 담는다
기다림의 열기, 설렘의 냄새,
그리고 첫 한입의 조용한 환호
버거는 금방 사라지지만
그날의 장면은 오래 남는다
결국 기다림의 맛은
나의 시간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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