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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바다 위의 시(詩)

세계의 꽃게 요리를 따라가다

by 마루

꽃게, 바다 위의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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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꽃게 요리를 따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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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냄새가 코끝을 스칠 때, 누군가는 회를 떠올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게장을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마다 꽃게를 떠올린다.
게딱지에 밥을 비벼 넣는 그 감칠맛, 손끝에 남은 짭조름한 바다의 기억.
그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어쩌면 ‘여름의 바다’를 손으로 잡아두는 행위다.




Title: “Sea Between Us” (우리 사이의 바다)

Intro — Korean (바다의 시작)
파도는 말없이 다가오네
짠내와 햇살 사이,
손끝의 기억이 다시 피어난다.
(바람이 불어, 바람이 불어 — 바다의 언어로)

Verse 1 — English (The American Shore)
Under Maryland’s sun, I break a shell,
hammer in hand, laughter in air,
salt and freedom spill together.
The blue crab’s song hums,
“Here, even silence tastes like summer.”

(속삭임 —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Chorus — Multilingual (Crossing Seas)
바다야,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니
(Where do you go, my ocean wide?)
ฉันรักเธอ — chan rak ter, the Thai breeze sighs,
Io ricordo il mare — the Italian heart replies,
And still, I whisper in Korean:
“너는 나의 바다였다.”

Verse 2 — Thai (Southern Currents)
ทะเลสีทองสะท้อนแสงดวงอาทิตย์
(ta-lay si thong sa-thon saeng duang athit)
— the golden sea reflects the sun —
กลิ่นแกงปู, เสียงหัวเราะของครอบครัว
(klin kaeng pu, siang hua-rok khong khrop-khrua)
the scent of crab curry, laughter of family,
still echoes between waves.

Bridge — Italian (Mediterranean Calm)
Nel silenzio del vino e del sale,
("in the silence of wine and salt,")
ogni sapore diventa una preghiera —
every taste becomes a prayer.
La donna coreana, il mare americano,
il fuoco di Bangkok, il vento di Roma —
una sola tavola, un solo cuore.
("one table, one heart.")

Final Chorus — Korean + English Mix
꽃게 한 마리로 세상이 이어지고,
The ocean between us becomes home.
간장 향이 바다를 닮았고,
The salt remembers every name.
(사랑이었어 — it was love, all along.)
바다가 속삭인다.
너희는 모두 나의 노래였다.

음악 프로덕션 참고 (구상)

템포: 70~80BPM, 서정적 발라드


악기 구성: 인트로: 잔잔한 파도 + 피아노 패드 Verse: 어쿠스틱 기타 / 하모니카 / 스트링 Chorus: 크로스보컬(4언어 합창), 서서히 웅장하게 Bridge: Cello + Ambient Voice Layer Ending: 잔잔한 파도 사운드로 Fade Out


보컬 구조: Korean Female (감자공주님 느낌의 감성톤) English Soft Alto Thai Warm Mezzo Italian Male Tenor (poetic spoken tone)




1. 한국의 꽃게 — 짠맛 속의 정(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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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꽃게는 단순한 해산물이 아니다.
봄이면 꽃게철이 오고, 시장에는 "살 가득 찼어요!"라는 외침이 울려 퍼진다.
꽃게탕은 얼큰한 국물 속에 가족의 저녁이 녹아 있고,
간장게장은 “밥도둑”이라 불리며 세대와 세대를 이어온다.

간장게장은 마치 숙성된 기다림의 맛이다.
간장이 스며드는 며칠 동안, 게는 바다의 소금을 품고
우리는 그 기다림 속에서 가족의 식탁을 준비한다.
그 짠맛은 어쩌면 인생의 짠맛이기도 하다.


2. 미국의 블루 크랩 — 파란 게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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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건너, 미국 메릴랜드에서는 블루 크랩(Blue Crab) 이 주인공이다.
이곳의 게 요리는 꽃게보다 조금 더 투박하고, 대신 자유롭다.
게살을 발라 케이크처럼 굽는 크랩 케이크,
그리고 훈연향이 감도는 스파이시 크랩보일(Spicy Crab Boil).

손에 묻는 걸 신경 쓰지 않는다.
가족과 친구들이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아
신문지 위에서 망치로 게를 깨고 웃으며 맥주를 마신다.
그 자유분방함 속에 ‘바다의 삶’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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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태국과 싱가포르의 불맛 — 매운 바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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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로 내려오면, 꽃게는 갑자기 불 위에 오른다.
푸팟퐁커리(태국) 와 칠리크랩(싱가포르).
이 두 요리는 꽃게에 불과 향신료, 그리고 현지의 태양을 입혔다.

커리 속의 꽃게는 부드럽고, 칠리 소스는 달콤하게 맵다.
한국의 간장게장이 ‘기다림의 맛’이라면
이 요리들은 ‘폭발의 맛’이다.
한입 먹는 순간 혀끝이 불타오르고,
이내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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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것도 꽃게구나.”


4. 이탈리아의 라구와 프랑스의 부르기뇽 — 예술이 된 게

이탈리아에서는 꽃게가 바다의 라구 소스로 변신한다.
토마토와 와인 속에서 천천히 익어가는 꽃게는
고요하고 세련된 풍미를 만든다.
프랑스에서는 그 게살이 버터와 허브에 감겨,
‘부르기뇽’처럼 와인향에 취한다.

그곳의 게 요리는 격식이 있지만, 여전히 인간적이다.
‘먹는다’는 행위가 아니라, ‘경험한다’는 감각으로 남는다.


5. 다시 한국으로 — 게딱지 밥 한 숟가락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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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을 돌아다녀도, 결국 나는
다시 한국의 밥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게딱지에 따뜻한 밥을 한 숟가락 넣고,
그 위에 김가루와 참기름을 살짝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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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 숟가락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여름의 햇살, 가족의 웃음,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까지 함께 들어 있다.
우리가 세계의 꽃게를 맛보는 이유는,
결국 ‘우리의 꽃게’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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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꽃게는 결국 ‘시간의 음식’이다.
누군가는 불 위에서 즉흥으로 요리하고,
누군가는 간장 속에서 며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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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어떤 방식이든,
꽃게는 늘 바다의 향을 기억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기억은, 바다처럼
한 번도 같은 맛이었던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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