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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그 이름 뒤의 마케팅

핑크레본

by 마루


유방암, 그 이름 뒤의 마케팅


― 진심과 이미지 사이에서


며칠 전, 뉴스를 통해 ‘유방암 인식 캠페인’ 논란을 보았다.

처음엔 단순한 해프닝이라 생각했지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는 순간 마음이 묘하게 무거워졌다.

조명이 화려했고, 셀럽들의 웃음은 반짝였지만…

그 장면이 과연 유방암 환우들을 위한 캠페인의 **‘얼굴’**로 적절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유방암을 겪고 있는 지인을 알고 있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져나가고, 하루하루 통증과 싸우며 그럼에도 웃으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런 친구가 이 행사의 사진을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이게 정말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자리일까?”

아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행사는 20년 넘게 이어져 온 의미 있는 캠페인이었다고 한다.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저소득층 수술비를 돕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그 선한 출발점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획 단계에서 **‘공감의 결’**이 어긋났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사회공헌은 ‘얼마를 기부했느냐’보다

‘어떤 메시지를 남겼느냐’가 더 오래 남는다.

아무리 후원금이 크더라도,

그 장면이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닫게 한다면

결국 그건 진심이 아닌 ‘연출’로 남는다.


마케팅과 공익 캠페인의 경계는 생각보다 얇다.

조금만 조심하지 않으면 ‘도움을 주려는 손’이

‘관심을 끌기 위한 손짓’처럼 보일 수 있다.

그래서 더 섬세해야 한다.

한 장의 포스터, 한 곡의 선곡, 한 번의 조명 —

그 작은 요소들이 모여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또는 상처를 남긴다.


나는 바란다.

다음번 캠페인에서는 화려함보다 진심이 중심이 되길.

셀럽의 미소보다 환우의 용기가 빛나길.

누군가의 고통이 마케팅의 재료가 아니라

연대의 이유가 되길.


작가의 말


가끔은 ‘좋은 뜻’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소비되는 것 같다.

좋은 뜻이라면, 그것을 전하는 방식도 ‘좋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공감이 빠진 선의는 결국 누군가를 더 외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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