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네이버가 ‘에이전트’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다시 네이버를 떠올렸다
네이버가 인공지능 비서를 내놓는다는 발표를 했다. 이름은 ‘에이전트 N’.
하지만 발표를 보자마자 내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 건 설렘이 아니라,
단 하나의 짧은 문장이었다.
“아, 역시 네이버답다.”
누군가는 이번 AI가 우리의 일상을 더 편리하게 바꿀 거라 말할 것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이 에이전트를 통해 제일 먼저 선택한 분야는 ‘쇼핑’이었다.
감성이나 철학보다, 수익이 가장 빠르게 발생하는 지점을 최우선으로 설계하는 방식.
이것은 네이버가 늘 보여왔던, 변한 적 없는 태도였다.
네이버는 ‘사용자를 돕는 플랫폼’이 아니라 ‘사용자가 벗어나지 못하게 설계된 생태계’다
네이버는 언제나 편리함을 말하지만, 그 편리함은 열린 구조가 아니다.
네이버라는 생태계 안에 들어와 있을 때만 작동하는 편리함이다.
그들은 세상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아니라,
사용자를 일정한 울타리 안에 머무르게 만드는 거대한 조립식 공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공간은 잘 짜여 있을수록,
사용자는 오히려 나가지 못하게 된다.
너무 편리해서가 아니라,
너무 구조화되어 있어서.
네이버는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조정한다.
검색 노출을 줄이고, 블로그 지수를 깎고, 벌점 제도를 적용한다.
이 모든 과정은 투명하지 않다.
사용자가 스스로 “뭐가 잘못되었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것이 네이버가 사용하는 가장 치밀한 방식이다.
겉으로는 자유롭게 글을 쓰는 공간 같지만,
보이지 않는 규칙이 흐르고 있고,
그 규칙은 언제든 사용자 대신 플랫폼이 조종할 수 있다.
네이버는 늘 ‘설명’보다 ‘간섭’를 먼저 선택한다
네이버는 직접 말하지 않는다.
대신, 알고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조용히 벌을 내린다.
잘 노출되던 글이 갑자기 뒤로 밀린다.
검색 유입이 줄어든다.
블로그 지수가 어느 날부터 떨어져 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는 어떤 공지도 하지 않는다.
사용자에게 경고도, 안내도, 이해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냥 조용히,
“이제부터 당신은 보이지 않을 겁니다”
라고 말 없이 결정해버린다.
그리고 그 결정의 결과는 오로지 사용자만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글을 네이버에서는 이글을 쓰지 않기로 했다
만약 이 글을 그대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다면
아마 곧바로 검색 노출이 줄어들수있지안을까 노파심.
네이버는 네이버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비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플랫폼의 질서가 **‘네이버가 정한 방식’**으로만 유지되기를 원한다.
질서는 언제나 사용자 중심이 아니라, 플랫폼 중심이다.
그래서 나는 선택한다.
네이버 바깥에 글을 남기고,
네이버에는 그 흔적만 남기는 방식을.
브런치에 글을 쓰고,
필요하다면 링크만 네이버에 걸어둘 뿐.
기록은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나에게 남는다.
에이전트 N이 보여준 것: 네이버는 변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네이버는 동일한 패턴을 보여줬다.
AI라는 이름의 새로운 기술을 가져와도,
그 기술을 처음으로 연결한 곳은 ‘사용자를 돕는 공간’이 아니라,
‘사용자가 소비하는 공간’이었다.
네이버가 원하는 건
“당신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그 안에 머무르는가”다.
나의 결론은 아주 단순하다
나는 네이버를 ‘의지할 플랫폼’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둔다.
내 글은 네이버 밖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
내 생각은 플랫폼이 아닌, 나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기록한다.
네이버 밖에서.
네이버를 관찰하며.
그러나 네이버에 머무르지 않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