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업 하이오렌지필름 방향성
당신의 계절은 어떤 색깔인가요?
셔터를 누르는 순간, 우리가 진짜 담아야 할 것들에 대하여
가끔 뷰파인더 너머로 누군가를 바라보다 보면, 묘한 정적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화려한 옷, 완벽하게 세팅된 머리 모양보다 더 눈길이 가는 건, 찰나의 순간 스쳐 지나가는 표정의 온도입니다.
"자, 웃으세요!"라고 외쳐서 만든 미소와,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며 무심코 터져 나온 미소는
분명 같은 얼굴인데도 전혀 다른 사진이 됩니다.
사진을 찍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여전히 저는 '찍는 기술'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바람이 머리카락을 헝크러뜨리는 순간, 아이가 엄마 손을 꽉 잡는 순간, 어색해서 멋쩍게 웃다가 진짜 웃음이 터진 순간.
하이오렌지필름이라는 이름을 걸고 카메라를 들 때마다 다짐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증명사진을 찍지 말고, 그날의 공기를 찍자."
시간이 지나 앨범을 열었을 때,
"나 이때 예뻤네"라는 생각보다
"맞아, 이때 우리 참 따뜻했지, 공기가 참 달콤했지"라는 기억이 먼저 떠오르길 바랍니다.
잘 찍은 사진 한 장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읽히는 법이니까요.
오늘 당신의 계절은 어떤 색이었나요?
그 색이 바래지 않도록, 저는 오늘도 뷰파인더 뒤에서 조용히 숨을 고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