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HOVERAir는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드론이다.
사용자를 배제하고 스스로 길을 찾는다. 반면 Mini 3는 '나'를 감독으로 만든다.
손맛은 필요하지만, 내가 상상한 앵글을 배신하지 않는다.
나는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사람이다. 가끔은 취미라는 이름으로 하늘을 보지만, 결국 내 손에 남아야 하는 건 '예쁜 추억'이 아니라 '완벽한 데이터'다. 촬영이 끝나고 장비를 접을 때, 내 입바스락거리는 소리는 "즐거웠다"가 아니라 "다행이다"여야만 한다.
결국, 날아본 적 있는 쪽을 고른다
X1 Pro가 주는 상상력은 달콤했다. "이걸 쓰면 내 여행이 얼마나 가벼워질까?" 하지만 그 달콤함이 현장에서의 불안감을 이기지는 못했다. 신호가 끊기면 어쩌지? 바람에 날아가 버리면? 내 소중한 컷이 사라진다면?
그 질문들에 답을 내릴 수 있는 건, 조금은 투박하고 재미없지만 수만 번의 비행으로 증명된 DJI의 정직함뿐이었다.
나는 결국 장바구니에 담긴 설렘을 비우고, 다시 한번 확신을 담았다. 브랜드에 대한 충성이 아니다. 내가 실수할 확률을 단 1%라도 줄이고 싶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냉정화된 생존 본능이다.
언젠가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해지는 날이 온다면, 그땐 주저 없이 X1 Pro의 가벼운 날개를 고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여전히 지상에서 하늘을 보며, 가장 안전하게 내게로 돌아올 기체를 기다려야 하는 사진가다.
그래서 나는 오늘,
가장 재미없는 선택으로 가장 확실한 내일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