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그랬다.
키오스크와 QR, 편리함의 그림자
예전엔 그랬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반가운 목소리가 먼저 날 맞았다.
“오늘 뭐 드릴까요? 오늘 고등어가 정말 잘 나왔어요.”
그 한마디에 주문이 끝나곤 했다. 고민할 것도, 메뉴판을 오래 들여다볼 것도 없었다.
지금은 키오스크 앞에 선다.
반짝이는 화면은 친절해 보이지만, 모든 건 내가 다 해야 한다.
어떤 메뉴를 고를지, 소스를 뭘 넣을지, 옵션은 추가할지…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편해야 할 주문이 오히려 시험지 같아졌다.
QR코드도 비슷하다.
카메라를 꺼내고, 스캔하고, 또 몇 번을 눌러야 한다. 가끔은 느린 인터넷에, 화면이 멈춰 있는 걸 한참이나 기다리기도 한다.
사람이 한 명 줄었다.
그 덕에 비용은 줄었겠지만, 사람이 있던 자리에서 나누던 온기와 작은 대화까지 같이 사라졌다.
이제 “오늘 뭐가 맛있어요?”라는 질문도, “그거보단 이게 더 나아요”라는 추천도 없다.
화면에 뜬 음식 사진을 보면서 나는 자꾸 망설인다.
정말 내가 먹고 싶은 걸 고르는 걸까?
아니면 그냥, 사진이 더 맛있어 보이는 걸 고르는 걸까.
편리하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나는 가끔, 이게 정말 편리한 건지 묻게 된다.
이건 편리함의 얼굴을 한… 조금은 불편한 세상 같다.
작가의 말
요즘 가게를 오가며 자주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는 분명히 더 빠르고, 더 간단해졌다고 믿는데…
어쩌면 진짜 편리했던 건, 주문하는 순간에 오갔던 한마디 인사와 웃음이 아니었을까.
나는 여전히, 그 한마디가 더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