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한테 놀아나는 하루

지금 또 놀아나고 있는 거지, 뭐

by 마루

AI한테 놀아나는 하루


“야, 너 왜 이 좋은 시간에 여기 앉아 있어?”

“아… 나? 지금 또 놀아나고 있는 거지, 뭐.”

지인이 배달 플랫폼 일을 한다. 오늘도 오더를 기다리며 가게 앞에 앉아 한숨만 쉰다.

“벌써 30분째 콜 싸고 있다니까. 미치겠네.”

“근데 어제는 잘 벌었잖아?”

“잘 벌긴 뭘 잘 벌어. 어제 이벤트에서 하나 남겨놓고 30분 동안 콜 싸 먹였어. 일부러 그러는 거 같아. 완전히 나를 엿 먹이려고 작정한 거지, 저거.”


나는 웃었지만, 그는 심각했다.

“근데… 너 오늘도 나왔잖아.”

“아… 글쎄 말이야. 나도 알아. 근데 이게… 먹고 살아야 하잖아.”


그는 잠깐 말을 멈추더니, 휴대폰을 힐끔 보고 씁쓸하게 웃었다.

“띵똥, 오늘도 이벤트 있습니다… 이거 뜨면 눈이 뒤집혀. 나도 모르게 나와서 이렇게 앉아 있는 거야. AI한테 지금 완전히 놀아나는 거지.”


나는 등을 도닥이며 농담처럼 말했다.

“야, 내가 오더 하나 넣어줄까? 너 오늘 운 좋을지 모르잖아.”

그는 고개를 저으며 피식 웃었다.

“야, 그것도 AI가 선택하는 거라니까. 니가 넣어준다고 내가 받는다는 보장 없어. 이건 완전 운빨이야. 모르지, 그 운빨이 오늘은 나를 도와줄지.”

작가의 말


사람이 고생해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알고리즘이 허락해야 돈을 벌 수 있는 시대.

그걸 알면서도 오늘도 앱을 켜고,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 씁쓸한 현실 속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내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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