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길 위의 모든 냄새를 끌어올렸다
비의 향기를 품은 여자
비는 길 위의 모든 냄새를 끌어올렸다.
젖은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것은 흙냄새가 아니라 기름의 묵직하고 씁쓸한 향이었다.
지나가는 차량이 남긴 오래된 기름이 비에 씻겨 번지며, 특유의 금속적이고 묘하게 따뜻한 향이 공기 속에 섞여들었다.
그 사이로 그녀의 냄새가 조용히 퍼졌다.
화장품의 은은한 파우더 향이 빗물에 희미하게 씻겨 내려갔지만, 아직 남은 스킨의 달콤한 알코올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그리고 어깨에 맨 가죽 가방이 비에 젖으며 풍기는 독특한 향, 오래된 책장 속에서 꺼낸 낡은 책과도 비슷한, 눅눅한 따뜻함이 있었다.
투명하지 않은, 큰 검은 우산 아래에서 그녀는 서 있었다.
우산 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툭, 툭… 일정한 박자를 찍어냈다. 바람이 살짝 불 때마다,
그녀의 트렌치코트 소매에서 젖은 천이 달라붙는 묵직한 촉감이 전해졌다.
머리카락 끝에 매달린 작은 물방울이 그녀의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리며, 차갑고 간질거리는 선을 그렸다.
그녀는 웃지 않았다. 비가 멈추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처럼, 우산 손잡이를 꼭 쥐고 서 있었다. 우울한 표정이었지만, 그 우울함이 비와 묘하게 닮아 있었다.
마치 자신도 이 도시의 젖은 공기 속에 스며들어 하나가 되어가길 바라는 듯,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비 냄새, 화장품 냄새, 가죽의 눅진한 향, 그리고 아스팔트 위로 번진 기름 냄새. 모든 냄새가 섞여 만들어낸 공기는 차갑지만 기묘하게 달콤했고, 그 속에서 그녀는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다.
작가의 말
오늘 이 사진 속 여인에게서, 나는 향기를 먼저 느꼈다.
비와 화장품, 젖은 가죽, 그리고 젖은 아스팔트의 기름 냄새까지. 그 냄새들이 그녀의 우울한 표정과 얽혀 만들어낸 이 순간은, 소리보다 더 선명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는 그 향기를 글로 적어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