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AI가 제일 좋아요?”
세 개의 AI 앞에 앉은 브런치 작가
나는 요즘,
글을 쓰기 전에 커서를 세 군데에 올려둔다.
하나는 OpenAI의 ChatGPT,
하나는 Anthropic의 Claude,
그리고 하나는 Google의 Gemini.
사람들은 묻는다.
“어느 AI가 제일 좋아요?”
브런치 작가의 입장에서 이 질문은 늘 어딘가 어긋나 있다.
좋고 나쁨보다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이것이다.
“이 셋은 나를 어디까지 데려다 주는가.”
ChatGPT 앞에 앉으면
ChatGPT 앞에서는
나는 말을 하게 된다.
문장이 아니라, 말.
생각이 덜 익은 상태로
툭 던진다.
“이런 느낌인데.”
“이건 좀 이상하지 않아?”
“왜 이 장면이 계속 남지?”
ChatGPT는 대답한다.
때로는 질문으로,
때로는 예시로,
때로는 정리된 문장으로.
그래서 이곳은
작업실이라기보다 대화방에 가깝다.
브런치 작가에게 이 단계는 중요하다.
글은 언제나
완성형으로 시작되지 않기 때문이다.
ChatGPT는
생각을 꺼내게 만드는 AI다.
대신,
문장은 가끔 과하게 친절하고,
조금은 설명이 많다.
초안용이다.
Claude 앞에 앉으면
Claude 앞에서는
나는 말을 줄인다.
대신 메모를 들고 앉는다.
정리되지 않은 문장,
중간에 끊긴 단락,
어제 적어둔 한 줄.
Claude는
그 조각들을
조용히 엮는다.
톤을 맞추고,
호흡을 고르고,
문단을 세운다.
이곳은 대화방이 아니라
편집실에 가깝다.
Claude는
생각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있는 생각을 문장으로 만든다.
브런치에 올릴 때
가장 가까운 형태의 글을 내놓는 쪽은
대부분 Claude다.
대신,
막막한 상태에서 던지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재료가 있어야 한다.
Gemini 앞에 앉으면
Gemini 앞에서는
나는 자료를 찾는다.
사실 확인,
배경 설명,
맥락 정리.
Gemini는
글쓰기 파트너라기보다
조사 보조원에 가깝다.
어떤 개념이 언제 나왔는지,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그래서 Gemini는
글의 바닥을 다져준다.
하지만 문장은
조금 건조하다.
감정의 결보다는
정보의 결이 먼저다.
세 AI의 위치
정리하면 이렇다.
ChatGPT → 생각을 끌어내는 곳
Claude → 문장을 완성하는 곳
Gemini → 바닥 자료를 쌓는 곳
셋은 경쟁자가 아니라
레이어다.
브런치 작가에게 중요한 것
중요한 건
AI의 성능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쓰고 싶은 사람인가다.
생각하는 사람인가
정리하는 사람인가
기록하는 사람인가
AI는 방향을 정해주지 않는다.
방향은
항상 사람 쪽에서 나온다.
내가 요즘 쓰는 방식
ChatGPT에서 생각을 흩뿌린다.
마음에 남는 문장을 고른다.
Claude에게 던져 글로 만든다.
Gemini로 사실을 확인한다.
마지막은 내가 고친다.
이 순서를 거치면
AI의 문장은 거의 남지 않는다.
대신,
내가 쓴 것 같은 글이 남는다.
결론
좋은 AI를 찾기 시작하면
글은 늦어진다.
좋은 질문을 만들기 시작하면
글은 빨라진다.
AI 셋을 써보며 알게 된 건 하나다.
AI는
작가가 되지 않는다.
작가는
AI를 사용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나를 안심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