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오면,
괜히 짬뽕을 먹어야 할 것 같은 날이 있다.
배가 고파서라기보다,
그 도시가 오래 품어온 냄새를 한 번쯤은
혀로 확인하고 싶어서.
전북 군산시 동메3길.
군산수송반점 짬뽕전문점.
입구에 적힌 작은 글자 하나.
SINCE 1982.
이 숫자 하나만으로도
굳이 많은 설명이 필요 없어진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국물이 아니라 불향이다.
기름 냄새가 아니라,
불이 지나간 냄새.
웍이 센 불 위에서 돌아가고,
그 소리 위로
시간이 쌓여온 집 특유의 리듬이 얹힌다.
짬뽕이 나온다.
국물 색은 진하지만
과하게 빨갛지 않다.
첫 숟갈.
맵다기보다는,
먼저 시원하다.
그다음에
해물에서 나온 단맛,
마지막에 불향이 천천히 따라온다.
자극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요즘 흔한
“매운맛으로 승부하는 짬뽕”이 아니라,
국물의 깊이로 설득하는 쪽이다.
국물이 입안에서 튀지 않고,
조용히 퍼진다.
그래서 좋다.
면은 적당히 탄력이 있고,
국물을 과하지 않게 머금는다.
한 젓가락,
그리고 자연스럽게 또 한 젓가락.
멈출 이유가 없다.
짜장은 단맛이 앞서지 않는다.
춘장의 고소함이 먼저 나오고,
뒤에 살짝 단맛이 따라온다.
이런 짜장은
끝까지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소스가 묵직해서
면에 잘 달라붙고,
비비는 순간부터 이미 반은 성공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소스에 찍어 먹어도 좋고,
부어 먹어도 좋다.
튀김옷이 얇아서
고기가 묻히지 않는다.
탕수육이 주인공인지,
고기가 주인공인지
헷갈리지 않는 탕수육.
좋은 탕수육이다.
이 집은
‘우리가 오래됐다’고
크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음식이 말한다.
꾸미지 않고,
과장하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해온 느낌.
그래서 더 신뢰가 간다.
군산수송반점은
유행하는 맛집이기보다,
살아남은 집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기본이 단단한 집.
군산에서
짬뽕 한 그릇 생각날 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곳.
불향이 먼저 기억나는 집.
군산수송반점 짬뽕전문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