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있고, 산이 있고, 항구가 있고, 공장이 있는 도시였다.
삼척에 다녀왔다.
바다가 있고, 산이 있고, 항구가 있고, 공장이 있는 도시였다.
엽서 속 풍경만 놓고 보면 조용하고 단정한 곳인데,
조금만 오래 머물면 공기가 한 겹 더 있다.
눈에 보이는 공기 말고,
느껴지는 공기.
아침에 숙소 창문을 열었을 때 바다 냄새가 먼저 들어오고,
조금 늦게, 아주 희미하게 다른 냄새가 따라왔다.
이상할 만큼 설명하기 어려운 냄새였다.
썩은 것도 아니고, 타는 것도 아닌데,
목 뒤쪽이 먼저 반응하는 냄새.
시장에 가면 사람들은 평범하다.
채소를 고르고, 생선을 고르고, 커피를 마신다.
누군가는 이 동네에서 태어났고,
누군가는 여기서 늙어가고 있다.
그 평범함이 오히려 낯설었다.
이렇게 조용한데,
이렇게 아무 일 없는 얼굴들인데,
이 도시에는 늘 ‘에너지’라는 단어가 따라붙는다.
석탄, 발전소, 수소, 전환, 산업, 국가 사업.
사람들의 일상과는 전혀 다른 언어들이다.
항구 근처를 걷다가 오래된 공장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멀리서 보면 그저 큰 구조물이다.
도시 어디에나 있는 산업시설처럼.
가까이 갈수록 느낌이 달라진다.
소리가 먼저 변하고,
공기가 조금 더 무거워지고,
풀 냄새가 아니라 금속 냄새에 가까워진다.
이상하게도 그 근처에서는
사람들이 환경 이야기를 크게 하지 않는다.
대신 이런 말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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