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에서 만난 꾸이년 반쎄오.

반쎄오.

by 마루

여행의 이유는 늘 거창하지 않다.
어떤 날은
지도에도 크게 표시되지 않은 다낭동네에서
이런 한 접시를 만나는 일일 뿐이다.

다낭에서 만난 꾸이년 반쎄오.
이 지역에선 오래전부터 먹어온 음식이고,
이 집 역시 로컬들이 조용히 드나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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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서 먹었던 반쎄오보다
크기는 작지만
씹을수록 밀도가 있다.
쫄깃함이 남는다.
서두르지 말라는 듯.

향신료의 강한 냄새는 없다.
대신 재료의 온도가 그대로 전해진다.
작은 오징어가 통째로 들어가 있는 것도
괜히 반갑다.
숨기지 않고 그대로 내놓는 태도 같아서.

작은 사이즈의 반쎄오는
손으로 집어
라이스페이퍼에 싸서 먹기 좋다.
이 음식은
‘보는 음식’이 아니라
‘참여하는 음식’이다.

낯선 땅에서
이런 음식을 만날 때마다 생각한다.
사람이 먼 길을 떠나는 이유는
결국 자기 감각을 다시 믿고 싶어서라는 걸.

향신료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새로운 맛이 두려운 사람도
여긴 괜찮다.
조심스럽게 다가오라고 말해주는 맛이다.

주소는 댓글에 남긴다.
기억은, 이미 남았다.


이 반쎄오는 다낭에 놓여 있었지만, 다낭의 문법으로 만들어진 음식은 아니었다.

크기와 질감이 이미 다른 좌표를 가리키고 있었고, 나는 그 차이를 맛으로 먼저 감지했다.

음식은 이동한 사람의 기억을 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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